언젠가는 로봇이 인간보다 많아질 것”
서구 기업, 미ㆍ중 갈등에 중국 최대 AI 콘퍼런스 참여 꺼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대한 중국의 능력과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완전 자율주행과 로봇 등 첨단 AI 기술에 대한 전망도 피력했다.
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머스크는 이날 중국 상하이에서 열린 세계인공지능콘퍼런스(WAIC) 개막식 기조연설에서 “나는 중국인의 지혜와 결단력에 경의를 표한다”면서 “중국은 잘하기로 마음 먹으면 AI를 포함해 무엇이든 잘할 것”이라고 말했다.
머스크는 오랜 기간 친중 행보를 보이며 중국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다. 그는 지난 5월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친강 외교부장을 비롯한 중국 관계자들과 줄줄이 회동했다. 그는 친 부장과 회담 당시 “미국과 중국의 이해관계는 서로 뗄 수 없는 샴쌍둥이처럼 얽혀 있다”며 “테슬라는 미·중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머스크는 이날 공개된 8분짜리 영상에서 로봇과 자율주행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로봇이 인간보다 더 많아져 그 비율은 잠재적으로 1대 1을 훌쩍 넘어설 것”이라면서 “이는 매우 심오한 변화이고, 이것이 인류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테슬라가 개발 중인 휴머노이드 로봇 ‘옵티머스’가 인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보완하기 위해 설계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머스크는 “옵티머스는 위대한 지능을 갖도록 의도하지 않았으며, 지루하고 반복적이거나 위험한 일을 할 만한 지능을 갖도록 했다”고 말했다. AI의 부작용과 관련해 “특정 종류의 규제 감독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서는 “올해 말 레벨4 또는 5로 불리는 완전 자율주행을 달성할 가능성이 크다”며 “과거에는 이 예측에 대해 틀렸다고 생각했지만, 현재는 더 가까워졌다”고 언급했다. 완전 자율주행은 운전자가 주행에 전혀 개입할 필요가 없는 수준을 말한다.
인간 지능을 능가하는 초지능(강인공지능)에 대해서는 우려를 표명했다. 머스크는 “범용 AI나 초지능 개발에 특히 주의해야 한다”며 “이런 AI는 모든 면에서 인류 전체보다 더 똑똑하다. 그것은 우리가 우려해야 하는 것으로 규제ㆍ감독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날부터 이틀간의 일정으로 열린 WAIC는 상하이시 정부를 비롯해 중국 국가발전개혁위원회, 공업정보화부, 과학기술부, 국가사이버정보판공실 등이 공동 후원하는 중국 최대 AI 콘퍼런스다.
화상 연설이기는 했지만, 머스크는 개막식에 얼굴을 보인 가장 유명한 해외 인사였다. 미·중 기술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중국에서 개최된 WAIC에 서방 기업들이 참여를 꺼린 영향이다. SCMP는 “머스크의 지원사격은 미국 행정부가 자국 반도체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에 중국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추가 규제를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고 지적했다.
SCMP에 따르면 신용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전과 달리 올해 WAIC의 ‘전략적 파트너’ 10개사 중 미국 기업은 한 곳도 없고, 그 아래 등급의 ‘엘리트 파트너’ 22개사에는 퀄컴이 미국 기업으로 유일하게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