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국제학교 충원율이 90%가 넘고, 입학 경쟁률도 갈수록 치솟고 있다. 이른 시일 내 세 개 학교를 추가로 더 유치하려고 한다.”
7일 방문한 제주 브랭섬 홀 아시아(BHA) 국제학교는 규모와 시설에 있어 국내 일반적인 학교의 모습과는 사뭇 달랐다. 자유로운 토론 수업이 진행되는 대형 도서관뿐만 아니라 수영장, 빙상장 등 대규모 체육 시설도 함께 있었다. 단순히 대학 입시가 아닌 문화, 체육 등 여러 방면에서 뛰어난 글로벌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이 학교의 목표다.
BHA 관계자는 “만 3세 유치원 과정부터 초·중·고등학교 통합과정으로 운영된다”며 “수업이 일반 고등학교처럼 등급을 낼 수 있는 교육과정이 아니다. 학생을 충원할 때도 단순히 성적순이 아니라 언어능력, 면접 등을 거쳐 가능성이 큰 인재를 뽑는다”고 설명했다.
BHA가 있는 제주 영어교육도시는 교육 인프라 구축 및 해외 유학 수요 흡수를 통한 유학수지 개선을 목표로 조성됐다.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379만1000㎡ 규모며, 사업비는 약 1조9256억 원이다. 현재 BHA를 포함해 NLCS Jeju, SJA Jeju, KIS Jeju 등 총 4개의 국제학교가 있고, 총 4812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영어교육도시 조성으로 인한 지역 간접효과도 크다. 현재 대정읍 인구는 2만4020명으로, 영어교육도시 조성 시작 시점이었던 2010년 1만6934명과 비교하면 약 42%가 늘었다. 직·간접 소득창출 효과도 현재 연간 1970억 원 수준이다. 목표치인 학생 9000명을 달성하면 연간 3689억 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 지난해까지 1조1196억 원의 유학수지 절감 효과도 가져왔다.
다만 일각에서는 영어교육도시가 소위 한국형 ‘귀족학교’로, 교육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지적도 있다. 실제로 4개 국제학교 연간 평균 학비는 3500만 원이다. 기숙사비 등 각종 부수비용을 더하면 7000만 원을 훌쩍 넘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JDC) 관계자는 “국제학교는 세금지원이 없고, 모두 등록금으로 운영돼 아무래도 비쌀 수밖에 없다”면서도 “충원율과 경쟁률이 여전히 높아 2031년까지 3개교를 추가 유치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말했다.
제주는 첨단과학기술 산업의 산실로서 위상도 공고해지고 있다.
제주 아라동 일대에 조성된 첨단과학기술 1단지에서는 입주기업과 매출액이 매년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입주기업은 총 203개 사로, 2018년(126개 사) 대비 61% 늘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2조9746억 원에서 7조936억 원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1단지 추가 입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월평동 일대에서는 2단지 조성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인허가가 완료됐고, 2027년 부지조성공사를 시작할 예정이다. 약 1만2000명 고용 유발과 7000억 원 규모의 부가가치 유발 효과가 기대된다.
JDC 관계자는 “아직 제주가 기업을 경영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라는 것을 잘 안다”면서도 “그런 환경을 만드는 데 필요한 지원시설 조성, 금융지원 등을 면밀히 검토해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제주도가 기존의 관광 도시를 넘어 교육, 첨단과학, 의료산업 중심의 국제자유도시로 천지개벽하고 있다. 현재까지 개발에 총 7조4754억 원이 투자됐다.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JDC는 헬스케어타운, 신화역사공원 조성 등 기존 사업 외에도 앞으로 △글로벌 교류 허브 △청정제주트램 활용 도심 리노베이션 △스마트혁신도시 △혁신물류단지 △미래농업센터 △곶자왈생태공원 등 6개 신규사업도 진행해 나간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