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범 후 세 번째 이사…“더 이상 이사할 일 없어” 환영
올 하반기 ‘과학기술·정보통신, 다시 새롭게 도약’ 포부
R&D 예산안 백지화에 연내 우주항공청 설립은 미지수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청사 이전을 시작으로 과학기술·정보통신 분야에 본격적인 드라이브를 건다. 하지만 내년 예산안이 원점으로 돌아가며 경남 사천에 설립을 앞두고 있는 우주항공청의 연내 개청에 빨간불이 켜졌다.
과기정통부는 정부세종청사 4동 앞에서 이전 기념 현판식을 열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이날 진행된 현판식에는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을 비롯한 국·실장 등이 참석했다.
이 장관은 인사말을 통해 “이번 청사 이전으로 과학기술과 정보통신 정책의 중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과기정통부가 대한민국의 재도약을 지원하는 또 하나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아직 이전 초기단계인 만큼 불편한 점도 있겠지만 편안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근무할 수 잇도록 보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2019년 과천에서 세종으로 이전하는 과정에서 청사 외부의 민간 건물인 세종 파이낸스센터에 임대로 둥지를 틀었다. 세종 입주 당시 청사 공간에 여유가 없었지만, 정부는 임대청사 입주 방식을 통해 무리하게 이전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임대 입주 부처를 대상으로 신축 청사 이전이 추진됐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신축 청사에는 기획재정부가 올해 3월 입주했고, 기재부가 떠난 자리에 과기정통부가 들어서는 것으로 가닥이 잡혔다.
이 장관은 “과기정통부가 여기저기 이사를 많이 다녀서 힘들었는데, 더 이상 이사할 일이 없을 것 같다”며 “새로운 청사로 옮겨와서 기쁘고 직원들이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과기정통부는 청사 이전을 시작으로 하반기 업무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우선 정부 연구개발 예산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과학기술 분야의 비효율을 개선하겠다는 방침이다. 과기정통부는 30조 원에 달하는 정부 R&D 투자 예산안 보고 직전 윤석열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해 백지 상태에서 예산안을 다시 짜고 있다. 일부 카르텔이 정부 R&D 예산 나눠먹기를 통해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연구개발에 예산을 집중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이 장관은 “R&D 투자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문제를 엄중하게 살피고 있다”며 “공정한 경쟁 구조를 만들어 잘하는 사람이 가져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예산안 확정이 지연되면서 연내 개청을 추진했던 우주항공청도 내년으로 밀릴 위기다. 경남 사천에 설립될 예정인 우주항공청은 현재 설립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논의 중이다. 대통령실과 야당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와중에 예산안까지 재검토에 들어간 만큼 연내 설립이 어렵지 않겠냐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조성경 과기정통부 제1차관은 “우주항공청 규모나 예산이 정해진 바가 없기 때문에 여러 가지 의견이 많은 것 같다”며 “우주항공청은 폐쇄성도 있고 확장성이 필요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두고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학기술이 단순하지 않고 국가의 경쟁력이 실제로 결정되기 때문에 중요하다”며 “연내 우주항공청 개청을 목표로 준비 작업은 계속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