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의 ‘거침없는 매수세’가 한풀 꺾였다. 하지만, 해외 투자은행(IB)들은 2023년 한국경제를 밝게 보고 ‘바이(Buy) 코리아’를 외치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가 코스피에서 최대 55조 원가량 추가 매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6월 이후 1조2574억 원어치를 팔아치웠다.
앞서 외국인들은 올해 들어 ‘바이 코리아’ 행진을 했다. 지난 5월 말까지 다섯 달 동안 13조40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특히 국내 ‘ K반도체’주를 집중해 사들였다. 덕분에 삼성전자는 ‘7만 전자’를 넘나들고 있고, SK하이닉스는 ‘11만 닉스’라는 애칭을 다시 얻었다.
하지만, 개미들은 외국인의 이중적 태도가 두렵다. 앞에서는 ‘사라’(글로벌IB 한국주식 ‘비중확대’)고 외치면서 뒤에서는 팔고 있다는 점 때문이다.
경험적으로도 적잖은 사례가 있다. 지난 2018년 글로벌 IB들은 한국 바이오주에 대해 ‘매도’ 리포트를 잇달아 내놓으면서 주가가 급락했고, 공매도한 외국인 투자자들이 결과적으로 이익을 보면서 개인 투자자들을 중심으로 ‘작전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었다.
반면, 지나친 걱정이라는 지적이 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들이 최근 ‘팔자’로 돌아선 것은 상당 부분이 차익 실현 물량이라고 해석한다. 또 미국이 추가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우려도 외국인 투자자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본다. 시장에서는 매도세가 장기화하지 않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외국인 투자자가 40조~55조 원가량 살 여력이 있다는 전망도 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단순 계산해도 55조 원의 추가 매수여력이 있다”고 했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2010년 이후 외국인 평균 비중은 34.37%로 현재 2% 정도 차이를 보이고, 코스피 시가총액(2000조 원대)을 살폈을 때 2%포인트는 41조 원 정도로 볼 수 있다”면서 “지난해 10월 바닥에서부터 외국인이 사온 규모가 18조 원 수준으로 아직 매수 여력이 있다고 추정해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외국인) 지분율이 코로나19 이전 수준(2018년~2019년)에 도달하지 않을까 생각한다”라면서 “올해 외국인은 12조 원가량 샀다. 코로나19팬데믹 전 최소 20조 원에서 30조 원을 팔았는데, 이 시점을 ‘0’으로 봤을 때 빠져나간 만큼 들어올 것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암울했던 한국경제에도 빛이 보이기 시작했다. 우리 무역수지가 15개월 동안 이어진 적자 행진을 끝내고 11억 달러 흑자 전환했다. 하반기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