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짜 해외여행에 매달 수백만원 수당"…선관위 숨통 조이는 與

입력 2023-07-11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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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양수 “자녀 특혜 채용에 회계 문제까지…점검·쇄신 시급”
송언석 “선관위, 스스로 무소불위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착각”

▲윤재옥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1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뉴시스)

국민의힘은 11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 128명이 청탁금지법(김영란법)을 위반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를 두고 “선관위에 대한 점검과 쇄신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감사원이 전날(10일) 발표한 정기감사 보고서를 보면, 지난 2017년부터 2022년까지 6년간 전국 249개 시·군·구 선관위 직원 128명이 청탁금지법을 어기고 금품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선관위는 비상임인 선관위원들이 회의에 참석하면 위원 1인당 6만원의 회의 참석 수당을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선관위 직원들은 이를 위원 1명에게 ‘부서비’처럼 쌓아두게 한 뒤, 해당 수당을 선관위 직원들이 ‘공짜 해외여행’을 다니는 데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비상임 중앙선관위원·위원장에게 회의 수당 및 실비 외에 매월 215만원에서 290만원가량의 월정액 수당을 지급해 온 사실도 적발됐다. 노정희·노태악 대법관 등 전·현직 중앙선관위원장 등이 매달 수백만 원의 위법한 수당을 받은 것이다.

이양수 국민의힘 원내수석부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감사원 감사 결과에 따르면 최근 직원 자녀 특혜채용으로 문제가 된 선관위가 수당 사용 등에서도 문제가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원내수석부대표는 “(선관위 직원들은) 위원회 개최에 따른 회의 참석수당을 모아두었다가 이를 필리핀 보라카이, 제주도 등 여행경비와 전별금 등으로 부당하게 사용하다 적발됐다. 그 수만 128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는 국고금 관리법 위반인 동시에 직무관련자이자 잠재적 출마 후보군일 수 있는 구시군 선거관리위원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이어서 청탁금지법 위반 행위”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자녀 특혜 채용, 선거 부실 관리에 이어 회계 등 선관위의 기관 운영 전반에 대한 철저한 점검과 쇄신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선관위원들이 부당한 방식으로 수당을 지급받은 사실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송언석 국민의힘 의원은 “중앙선관위원장과 7명의 비상임 선관위원이 법적 근거가 없는 월정액 수당을 215만원에서 290만원까지 지급받은 것으로 드러났다. 그 액수만 무려 6억 5159만원에 달한다”며 “선관위는 스스로를 무소불위의 치외법권 지역으로 착각하는 듯하다”고 말을 거들었다.

송 의원은 “감사원이 지난 2019년 감사에서 이런 월정액 수당에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것을 이미 지적을 하고 수당 지급을 중단하라고 통보했음에도 불구하고, 선관위는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뿐만이 아니다. 선관위는 이러한 감사원 지적 사항에 대해서 예산 당국에 제출한 예산 요구서와 국회에 제출한 예산안 사업설명 자료에도 감사원 지적 사항을 기재하지 않았다”면서 “수년간 지속적으로 외부 기관의 지적 사항을 누락한 채 예산심사를 받은 것이다. 이는 국회를 속인 행위로써 사기적인 예산심사에 해당해 원천무효”라고 쏘아붙였다.

그러면서 과거 논란이 된 ‘선관위 자녀 특혜채용 사건’과 ‘소쿠리 투표’ 등을 다시 언급하며 선관위가 불공정한 행태에 길들여져 있다고 주장했다.

송 의원은 “사실 이러한 선관위의 황당한 행태가 처음이 아님을 국민들은 잘 알고 있다”면서 “지난 대선 당시에 소쿠리 투표로 대변되는 충격적인 부실 투표 관리로 인해 국민 신뢰도는 이미 밑바닥 수준”이라고 맹공했다.

그는 이어 “거기다 연이은 아빠찬스, 형님찬스에 의한 가족 세습적인 부정채용 행태가 만천하에 드러나 공정성 상실로 수많은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며 “선관위는 헌법기관임을 자청하며 견제와 감사의 대상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지위를 누리면서 불공정한 행태에 길들여져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국민의힘은 지난달 초 ‘자녀 특혜 채용 의혹’과 관련해서도 "국정조사를 추진하겠다"며 선관위를 압박한 바 있다. 김기현 대표는 지난달 4일 유례없는 주말 긴급 의원총회를 개최하고 특혜 채용과 관련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노태악 선관위원장의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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