둔화 폭 시장 예상 뛰어넘어
긴축과 경기침체 우려도 감소
약달러도 유가 지탱
12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8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0.92달러(1.23%) 상승한 배럴당 75.75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9월물 브렌트유는 0.71달러(0.9%) 오른 배럴당 80.11달러로 집계됐다.
CNBC방송에 따르면 CNBC방송에 따르면 6월 CPI는 전년 동기 대비 3% 상승했다. 이는 다우존스가 주요 이코노미스트 전망을 합산한 수치인 3.1%보다 낮다.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는데, 이 역시 전망치(0.3%)를 밑돈 수치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4.8% 상승하면서 시장의 예상(5.0%)을 깼다.
물가 둔화 폭이 예상을 뛰어넘자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긴축을 오래 이어가지 않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에 유가는 상승했다. 긴축이 이어지면 경기침체를 유발해 석유 수요 부진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자예캐피털의 나임 아슬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며 “전반적으로 거래자들은 이 흐름을 응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요에 대한 우려가 줄어듦과 동시에 공급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도 유가에 힘을 보탰다. 전날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보고서에서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가 최근 감산을 발표했다”며 “하반기에도 시장은 빡빡한 상태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석유중개 업체 PVM의 타마스 바르가 애널리스트는 “공급이 하향되거나 수요가 상향되면 유가 균형은 더 조여질 것”이라며 “두 가지가 동시에 발생하면 그 변동성은 지진과도 같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달러 약세도 유가를 지탱했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ICE 달러지수는 1.02% 하락한 100.58달러에 마감했다. 통상 달러 가치가 떨어지면 다른 통화 보유자의 석유 구매 부담을 줄여 유가 상승에 보탬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