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이전 논의에는 반대 의사 표현
국부펀드인 한국투자공사(KIC)가 올해 상반기 양호한 투자 수익률을 공개했다. 중장기 성과 변동성을 완화하기 위해 대체투자 확대와 인재 영입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진승호 KIC 사장은 13일 은행연합회 뱅커스클럽에서 개최된 창립 18주년 기자간담회에서 "불확실하고 변동성이 큰 시장 환경 가운데서도 적극적인 자산배분을 기반으로 대응했고, 이에 올해 6월 말 기준 주식‧채권 등 전통자산 수익률 8.25%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마이너스(-) 17.58%에서 플러스로 전환한 수치다.
개별 자산군별로 보면, 주식에서는 14.39% 수익률을 기록했다.
진승호 사장은 “인플레이션이 정점을 지났다는 인식과 함께 긴축 우려가 완화됐고, 미국을 중심으로 양호한 실물경제가 유지되며 경기침체 우려도 줄었다”면서 “이에 위험자산 선호 심리가 살아나면서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또 실리콘밸리뱅크(SVB) 사태 등으로 타격을 입은 금융 섹터에는 벤치마크 대비 낮은 비중,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상승세를 보인 테크 주식에는 장기간 투자 비중을 확대해 온 점도 긍정적으로 기여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상반기 채권 수익률은 1.87%였다. 진 사장은 “미국 달러화의 상대적 약세, 그리고 시장금리의 완만한 하락이 채권 수익률에 긍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 “SVB 상황에 미국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처하면서 위험자산 시장이 빠르게 안정돼 크레딧 스프레드가 축소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했다.
진 사장은 이날 간담회에서 KIC가 반복되는 시장 사이클에도 성과 변동성을 완화하고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주요 추진과제도 설명했다.
먼저 그는 "거시경제 분석 전문가 등 관련 역량을 갖춘 우수한 인력을 확보해 전략적 자산배분 분석 모델을 정교화하고, 장기 자산배분 효과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대체투자의 경우, 투자 건 발굴 및 심층적인 검토와 의사결정 그리고 이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며 "시의적절한 인력 충원과 훈련을 통해 안정적인 국부 운용에 차질이 없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23%까지 높인 대체투자 비중을 2025년 25% 수준으로 확대할 계획"이라며 "대체자산 수익률은 작년 말 기준으로 최근 5년 연 환산 수익률 9.68%라는 양호한 장기성과를 기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창립 18주년을 맞은 KIC가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해 △인도 뭄바이 사무소 신설 △국내 기업의 첨단 기술 기업 인수·합병(M&A) 등 해외 진출 시 공동투자 참여 △책임투자 강화 등을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서 진 사장은 "KIC를 전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의견을 달리 한다"며 처음으로 전주 이전 유치와 관련한 공식 입장도 밝혔다.
진 사장은 "이전에 국가균형발전위원회 기획 단장으로 있었던 만큼 전주에서 KIC를 유치하려고 하는 이유나 배경은 충분히 이해한다"면서도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장 KIC는 인원도 많지 않고 해외투자만 하는데, 전주로 가면 인력들이 상당히 많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해외 출장도 많고 외국 고객도 많이 오기 때문에 여러 불편함이 있다"며 "전주 상황은 이해하지만 KIC를 이전함으로서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게 답은 아닌 것 같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