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트리온그룹이 드디어 합병 절차에 돌입했다. 앞서 공언한 대로 연내 합병을 성사시킬 수 있을지 관심을 쏠리고 있다.
13일 셀트리온그룹 상장 3사는 “합병 주간사를 선정 완료하고 사업회사 간 합병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각각 공시했다. 2020년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합병 계획을 밝힌 지 약 3년 만에 본격적인 절차를 밟는 것이다. 합병 주간사는 미래에셋대우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3월 경영 일선에 복귀한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복귀의 중대 목표 중 하나로 3사 합병을 제시하고, 신속한 진행을 약속했다. 서 회장은 기자간담회에서 합병과 관련해 “금융시장이 안정되면 마일스톤을 제시하고, 이후 최대 4개월이 걸릴 것”이라며 “올해 안에 마무리되길 기대한다”라고 밝힌 바 있다.
셀트리온은 지난 5일 33만3556주, 약 500억 원 규모의 자사주 취득을 결정하고 6일부터 10일까지 닷새 만에 매입을 완료했다. 올해에만 총 130만5376주, 약 2000억 원어치의 자사주를 사들였다. 자본시장법에 따라 자사주 취득 완료 후 1개월이 지나야 이사회에서 합병을 결정할 수 있어 초고속 매입이 이뤄진 것으로 관측된다.
셀트리온그룹은 셀트리온이 바이오의약품을 개발·생산하면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에 유통·판매, 셀트리온제약이 국내 유통·판매하는 구조다. 셀트리온이 공급한 의약품과 셀트리온헬스케어가 해외에 판매한 의약품은 각각 별도의 매출로 잡힌다. 내부거래로 실적을 부풀리고 있단 지적을 피할 수 없어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한 합병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3사 합병이 성사되면 셀트리온그룹의 지배구조는 ‘서 회장→셀트리온홀딩스→합병 셀트리온’으로 단순화된다. 하나의 회사에서 개발·생산·유통을 총괄해 서 회장이 강조한 글로벌 종합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
관건은 소액주주의 향방이다. 합병이 이뤄지려면 주주총회에서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셀트리온의 소액주주 비중은 66.43% 셀트리온헬스케어는 58.60%, 셀트리온제약은 45.15%에 이른다.
일부 소액주주는 합병 이후 실적이 축소되면서 주가가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반발하는 주주들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셀트리온은 이를 받아줄 막대한 자금을 투입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