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 오르니 전·월세 다 오르네…수도권 트리플 강세 진입하나

입력 2023-07-2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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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아파트값 강세가 이어지자 전세와 월세가 동반 반등 조짐을 보인다. 전세는 하락 국면을 멈추고, 핵심지를 중심으로는 상승하는 모습까지 포착됐다. 월세도 강세다. 전월세전환율(전세를 월세로 전환할 때 적용하는 비율)도 우상향해 수도권 기준으로 약 4년 만에 5%대에 근접한 것으로 파악됐다. 집값이 오르면서 전셋값 반등과 함께 고금리 부담과 전세사기 우려로 월세까지 오르는 ‘트리플 강세’에 접어든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20일 한국부동산원과 KB부동산 통계 분석 결과, 서울을 중심으로 수도권 아파트 전셋값은 지난달을 기점으로 내림세를 벗어났다. 부동산원 6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전세는 0.12% 상승했다. 지난해 2월 0.11% 하락을 기록한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가 속한 동남권의 지난달 전세 상승률은 0.45%에 달했다.

주간 단위로 보면 전셋값 상승세는 더 가파르다. 이번 주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07% 올라 매맷값 상승률과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지난주(10일 기준)에는 전셋값 상승률(0.05%)이 매맷값 상승률(0.04%)보다 더 높았다. 수도권 기준으로도 전세는 0.06% 상승, 매매는 0.07% 상승으로 비슷한 수준이다.

전세 신고가도 속속 감지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송파구 풍납동 현대리버빌1지구 전용면적 114㎡형은 지난 6일 전세 보증금 7억5000만 원에 거래되면서 신고가를 경신했다. 같은 평형의 4월 신고가인 7억 원보다 5000만 원 오른 수준이다.

아울러 월세도 치솟았다. KB부동산 통계 분석 결과, 지난달 기준 수도권 전월세전환율은 4.99%로 5%에 근접했다. KB부동산 집계 기준으로 수도권 아파트 전월세전환율이 5%에 달한 것은 2019년 9월(5.00%) 이후 3년 9개월 만이다.

전월세전환율이 높다는 것은 상대적으로 전세보다 월세 부담이 더 크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전세 보증금 1억 원에 5%의 전월세전환율을 적용하면 연 500만 원으로 매달 41만 원을 내야 한다. 그동안 이 비율은 3~4%대를 유지해 ‘보증금 1억 원당 월세 30만 원’ 공식이 수년간 통용됐다. 하지만, 올해 초 서울에선 월세 수요 증가 영향으로 보증금 1억 원 조정 때 월세 40만 원 이상에서 조정되고 있으며, 이는 수도권 전역으로 확산할 태세다.

실제로 경기 과천시 과천위버필드 전용 84㎡형은 지난 4일 보증금 4억5000만 원에 월세 200만 원에 계약서를 새로 썼다. 같은 평형은 3월까지만 해도 보증금 4억 원에 월세 150만~180만 원 선에 시세를 형성했다.

서울 강남지역에서는 고가 단지를 중심으로 월세 상승이 이어지고 있다. 강남구 도곡렉슬 전용 84㎡형은 한 가구는 지난달 월세 재계약 때 기존 보증금 4억 원, 월세 214만 원에서 월세 280만 원으로 상향해 재계약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원이 집계한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는 지난해 10월 126만6000원 수준으로 오른 뒤 우하향했다. 이에 올해 4월 123만7000원까지 하락했지만, 5월 124만 원을 기록하고, 지난달에는 124만4000원으로 올랐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전문위원은 “그동안 한국의 월세 수준이 다른 비슷한 수준의 경제력을 갖춘 국가와 비교하면 낮은 수준이었다”며 “최근 임대인도 임대차법 영향 등으로 월세를 선호하고, 세입자도 전세사기 영향 등으로 몰리면서 월세 시장이 형성됐고 가격도 많이 올랐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전셋값은 매맷값이 오르면서 함께 오르고, 월세도 대규모 입주장이 펼쳐지지 않는 한 하락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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