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주식 쓸어담아”…日로 몰려간 韓 ‘뭉칫돈’

입력 2023-07-24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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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투자자, 올해 日 주식 2억 달러 순매수
日 중시 훈풍‧엔저 현상 노려…시세차익‧환차익 ‘일석이조’
국내 자산운용사도 日 상품 출시 주력

▲지난달 19일 서울 시내 한 환전소 모습. 이날 오전 10시 34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5.0원이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에 진입한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조현호 기자 hyunho@ (이투데이DB)

일본 증시가 날아오르자 일본 주식에 발을 담그는 국내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24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국내 투자자들은 21일 기준 일본 증시에서 2억4671만 달러(약 3162억257만 원)를 순매수했다.

상반기를 이제 막 넘겼지만, 순매수세 최고치를 기록한 2021년과 불과 8715만 달러밖에 차이나지 않는다.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11년 이후로 일본 증시에서 국내 투자자가 순매수세를 기록한 해는 2020년(1억6209만 달러)과 2021년(3억3385만 달러)밖에 없다.

올해 일본 증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는 △아이셰어즈 미국채 20년물 엔화헤지 상장지수펀드(ETF)(1위‧1억2791만 달러) △GLOBAL X 일본 반도체 ETF(2위‧4569만 달러) △소니(2120만 달러) △아식스(1232만 달러) 등을 가장 많이 순매수했다.

일본에 국내 자금이 쏠린 것은 일본 증시가 역대급 훈풍을 맞이하고 있어서다. 일본의 대표 주가지수인 니케이225는 지난달 33년 만에 3만3000선을 돌파하기도 했다. 최근 니케이225는 부진한 주가를 보였던 미국 반도체주 영향으로 소폭 하락했는데도 올해 26% 가까이 상승한 상황이다.

엔저 현상이 지속한 점도 국내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붙잡았다. 일본은행(BOJ)은 긴축 중심의 전 세계 흐름과 달리 통화정책 완화 기조를 펼쳤다. 이에 엔화 가치가 ‘역대급’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자, 일본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은 차익실현은 물론 환차익까지 노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증시가 인기를 끌자 국내 자산운용사도 일본 관련 상품 개발에 한창이다.

한화자산운용 관계자는 “일본의 주요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기업 20종목에 투자하는 ‘ARIRANG 일본반도체소부장Solactive ETF’를 상장 준비 중”이라며 “일본은 전통적으로 반도체 소부장 분야에 강한 면모를 보여 왔을 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적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일본 정부의 강력한 인센티브 정책 등으로 최근 글로벌 반도체 기업의 일본 선호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도 “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테마형 ETF를 검토 중”이라며 “일본 투자 라인업 확대 차원에서 하반기를 목표로 출시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직접 일본으로 향하는 증권사도 생겨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14일 증권사 최초로 사무라이 본드를 발행했다. 사무라이 본드란 외국 정부나 해외 기업이 일본에서 발행하는 엔화 표시 채권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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