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저효과 및 기상악화 등으로 민간소비 일시적 악화
반도체, 자동체 수출 호조는 긍정적
한은, 연간 GDP 성장률 전망치 유지… 내달 수정경제전망 주목
우리나라 2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6%를 기록했다. 우리 경제의 양대 축인 소비와 수출이 모두 마이너스(-) 전환하는 등 부진에 빠졌지만, 수출보다 수입이 더 줄어든 영향으로 힘겹게 성장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은 25일 올해 2분기 실질 GDP 성장률(속보치·전분기 대비)이 0.6%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2분기(0.8%) 이후 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분기별 성장률은 코로나19가 발생한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0%)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이후 작년 3분기(0.3%)까지 9개 분기 연속 성장세를 유지했다.
하지만 반도체 경기 악화로 수출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4분기(-0.4%)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올해 1분기는 소비가 살아나며 간신히 0%대 성장률을 기록했고, 2분기 역시 성장세를 유지했다.
2분기 성장률을 부문별로 보면 민간소비가 음식·숙박 등 서비스를 중심으로 0.1% 감소했다. 정부소비도 건강보험급여 등 사회보장 현물 수혜 위주로 1.9% 줄었다.
한은은 2분기 민간소비 부진에 대해 일시적 요인이 있었다고 판단했다.
신승철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연초 방역해제 전면 해제로 늘었던 소비의 기저효과와 5월 연휴기간 중 기상악화로 인해 대면활동이 제약된 일시적 영향 등이 있었다"며 "일시적 요인이 해소되면 3분기 이후 소비활동이 개선되고 원만한 회복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정부 소비에 대해선 "코로나 감소에 따른 건강보험급여 지출 등이 감소한 부분이 있었다"며 "3분기에는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예단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2분기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도 각 토목건설과 운송장비 부진으로 0.3%, 0.2%씩 뒷걸음쳤다.
이처럼 민간·정부 소비와 투자가 모두 줄었는데도 전체 GDP가 0.6% 성장한 것은 순수출(수출-수입) 덕분이다. 실질GDP는 민간소비·정부소비·투자·순수출의 합인데, 1분기와 비교해 수출보다 수입 감소 폭이 더 커 순수출이 늘면서 플러스(+) 성장이 가능했다.
2분기 수출은 반도체와 자동차 등이 늘었으나 석유 제품, 운수 서비스 등이 줄면서 1.8% 감소했다. 수입은 원유, 천연가스 등을 중심으로 4.2%나 줄어들었다.
이에 따라 2분기 성장률에 대한 항목별 기여도 분석에서도 순수출(1.3%p)만 플러스를 기록했다.
1.3%포인트(p)만큼 순수출이 2분기 성장률을 홀로 끌어올렸다는 뜻이다. 반대로 민간소비, 정부소비, 건설투자는 성장률을 각 0.1%p, 0.4%p, 0.1%p 끌어내렸다.
순수출 플러스에 대해 신승철 국장은 "수입은 그동안 늘었던 원유와 천연가스 등의 재고 조정에 따라 일시적으로 크게 감소했다"며 "수출의 경우, 자동차 호조세가 이어지고 반도체 수출이 늘어나며 소폭 감소에 그쳤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 경제 상황이 불황형 성장이라는 해석보다는 자동차와 반도체 수출 등 제조업 생산 증가가 순수출의 개선을 통해 우리 경제 성장을 견인했다고 해석하는게 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망에 대해 신 국장은 "상반기 성장률은 0.9%로 조사국 전망치인 0.8% 상회했다"며 "연간성장률은 중국경제 등 여러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에 기존 1.4%를 유지했다"고 밝혔다. 이어 "다음달에 최근 통계 등을 감안해서 수정경제전망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2분기 업종별로는 농림어업이 재배업을 중심으로 5.5% 증가했고, 제조업도 컴퓨터·전자·광학기기 호조로 2.8% 늘었다. 서비스업 역시 운수업 등 위주로 0.2% 성장했다. 반면 전기·가스·수도사업과 건설업은 6.0%, 3.4%씩 감소했다.
2분기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실질 GDP 성장률이 0.6%를 기록했으나 교역 조건이 악화하면서 전 분기 수준인 0.0%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