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남을지, 무소속 나올지 정해진 것 없어”
정치권 일각, ‘바른정당 시즌2’ 시사
내년 총선이 9개월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여권에서는 비윤(비윤석열)계 움직임이 시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전 대표는 29일 유튜브 채널 ‘여의도 재건축 조합’을 개설했다. 이 전 대표는 해당 채널을 “보통 가십성 현안을 따라 누군가를 비난하고 자극적인 소재로 일관하는 유튜브 채널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꼭 고민해야 할, 하지만 지금까지 누구도 공론화 하지 않은 정책 과제들을 토론하는 방송”이라고 소개했다. 여기에는 이 전 대표를 비롯해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이기인 경기도의원이 출연한다.
‘여의도 재건축 조합’은 구독자 1만 명(30일 오후 1시 기준)을 돌파했으며, 29일 오전 9시 공개된 첫 번째 영상인 ‘북한방송, 대중에게 완전 개방해야 할까?’는 2만6000 조회수를 기록했다.
2021년 당 대표가 된 후 대통령 선거, 6·1 지방선거 등 선거전을 치렀던 만큼 이번 유튜브 채널을 통해 정책적 역량에 대한 ‘셀프 홍보’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날 공개된 ‘학생인권조례? 그보다 중요한 게 있어’에서는 “학생인권조례가 문제가 아니라, 교육에 대한 기본적인 학부모들과 교원 간의 계약 관계가 잘못돼 있다”며 “지금 나오는 교권 침해 사례는 대부분 보육이나 때로는 사법의 영역인데, 교육과 보육을 완전히 분리하도록 법제화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 전 대표는 이를 통해 내년 총선 기반을 닦을 것으로 보인다.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1년 6개월 징계를 받은 그는 2024년 1월 징계가 풀린다. 당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 제한된 만큼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중과 소통을 늘리겠다는 방안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 모회사인 메타의 새로운 소셜미디어(SNS) ‘스레드’를 통해서도 대중과 활발한 대화를 이어가고 있다.
또 다른 비윤계 인사인 유승민 전 의원은 연일 윤석열 정부를 향해 각을 세우고 있다. 그는 29일 자신의 SNS에서 정부의 충북 청주 오송 지하차도 침수 사고 감찰 조사 결과를 두고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부지사와 부시장은 참사에 책임이 있어서 경질했는데, 지사와 시장은 선출직이라 어쩔 수 없다?”라고 의문을 표하면서 “인사 조처를 못하면 경찰에 수사 의뢰라도 해야 하지 않냐”고 지적했다.
23일에는 서이초 초등교사 사망 사건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가 진짜 교육개혁을 할 의지가 있다면 피폐해진 학교 현장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사교육을 ‘이권 카르텔’로 지목하여 학원과 강사들을 세무 조사한다고 무너진 학교가 되살아나냐”며 “사교육을 때려잡는다고 공교육이 바로 서는 것은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한편, 유 전 의원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정당 바로 세우기'(정바세)’ 강연 후 기자들을 만나 “신당을 만들지, (국민의힘에) 남을지, 무소속으로 나올지 등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면서 신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유 전 의원 측은 본지에 창당설과 관련해 선을 그었지만, 당 일각에서는 유 전 의원이 당에서 출마하기 힘들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여권 한 중진 의원은 “유 전 의원의 경우에는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지 않았나 싶다”라며 당 복귀가 힘들다는 점을 전했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이들이 다시 힘을 합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른바 국민의힘에서 공천받지 못한 무소속 인사들이 모여 ‘바른정당 시즌2’를 계획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한 정치권 인사는 “결국에는 나중에 서로 합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대표는 6월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공천 이런 것뿐 아니라 오늘부터 선거 날까지 모든 행보에서 능동적으로 판단할 타이밍에선 능동적으로 대처하겠다”며 무소속 출마 의사도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