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에 식품 수급 비상 걸려...인도 일부 쌀 품목 수출 금지령
흑해곡물수출협정 중단 맞물려 가격 급등 우려 고조
폭염으로 인한 생산성 저하 우려도
2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폭염으로 발생한 물가 상승, 이른바 ‘히트 인플레이션(Heat inflation)’이 세계 경제에 막대한 타격을 줄 것이라는 불안이 고조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구는 인류 역사상 ‘가장 뜨거운’ 7월을 보내고 있다. 세계기상기구(WMO)와 유럽연합(EU) 산하 기상정보기관 ‘코페르니쿠스 기후변화 서비스’는 이달 1일부터 23일까지 3주간 세계 평균 지표면 기온을 관측한 결과 섭씨 16.95도를 기록, 기존 최고치인 2019년 7월의 16.63도를 훌쩍 뛰어넘었다고 발표했다. 특히 이달 3일부터는 매일 2016년에 기록한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두 기관은 사실상 올해 7월의 세계 평균 기온이 관측 사상 최고치이자 ‘12만 년’ 만에 가장 뜨거운 달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록적인 폭염은 가장 먼저 글로벌 식품 인플레이션 위협으로 돌아오고 있다. 세계 쌀 수출의 40%를 차지하는 최대 수출국인 인도는 이달 중순 돌연 일부 쌀 품목 수출을 금지하며 아시아 지역의 쌀 가격을 3년여만의 최고치로 끌어올렸다. 일각에서는 인도가 수출 금지 항목을 더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러시아의 흑해 곡물 수출협정 중단으로 밀 가격이 지난주 초 5개월래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과 맞물리면서 글로벌 식량난과 식품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가 커지게 됐다.
미국과 호주 캐나다 등 일부 국가에서는 가격 급등을 우려한 ‘패닉 바잉’이 발생하기도 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흑해 곡물 수출협정 중단으로 세계 곡물 가격이 최대 15% 치솟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폭염이 미국에서부터 중국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 농장을 강타하면서 과일과 유제품 생산에도 차질이 발생, 인플레이션 압력을 키우고 있다.
물류 시스템도 폭염으로 정상적 운영에 차질을 빚고 있다. 이는 에너지 운송 비용 증가를 촉발해 에너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불안을 자극하고 있다.
한편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은 미국에서만 생산성 저하 등 고온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이 연간 최소 1000억 달러(약 128조 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