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프로 주가, 연초 대비 주가 972% 급등
‘삼스피’·‘셀스닥’ 경험…쏠림현상 우려 커져
‘이차전지 거품’ 붕괴 시 코스닥 조정 가능성도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지수는 올해 들어서만 34.5% 오르며 코스피지수 상승률(16.6%)을 2배 이상 넘어섰다. 코스닥은 올해 거래대금도 1500조710억 원으로 코스피(1423조4180억 원)를 넘어섰다.
코스닥지수는 이차전지주의 강세에 힘입어 가파르게 올랐다. 코스닥 이차전지 대장주인 에코프로는 연초 대비 주가가 972% 증가했다. 시총 규모는 29조3970억 원에 달하며, 코스피시장 시총 12위 카카오(22조4800억 원)를 추월했다. 에코프로비엠도 올해 들어 주가가 342% 오르며 시총 40조 원에 육박한다. 코스피시장 시총 9위인 현대차(41조6290억 원) 다음으로 큰 규모다.
하지만 이 같은 쏠림 현상이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과거 삼성전자는 코스피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커 ‘삼스피’(삼성전자+코스피)로 불렸고, 2018년엔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 등 3개 종목의 코스닥 내 시총 비중이 20%를 넘어서며 ‘셀스닥’으로 불리기도 했다. 특정 종목이나 그룹주로의 비중이 쏠리게 되면, 이들 종목의 주가에 따라 증시 전체가 출렁일 수 있다.
이차전지 효과를 빼면 코스닥 상승세는 미약하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28일 기준 에코프로 2형제 + 엘앤에프(시총 77조8940억 원)를 제외한 코스닥 시총은 382조8750억 원이다. 이는 올해 3월 22일 코스닥 종가 지수 813.44p(시총 382조3410억 원)에 해당하는 규모다. 실제 코스닥지수(28일 종가 913.74)와 격차가 100포인트 가까이 난다.
‘이차전지 거품’이 꺼지면 코스닥 시장에 조정이 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포스코그룹이 이차전지 소재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편성하면서 포스코DX와 포스코엠텍의 올해 주가 상승률도 각각 396%, 328%를 기록했다. 이차전지 종목인 엘앤에프도 시총 10조 원을 돌파하며 셀트리온헬스케어를 제치고 한때 시총 3위 자리에 올랐다. 코스닥 내 시총 상위 10개 종목의 비중은 25.3%로 전체의 4분의 1을 차지하고 있다. 코스닥150 내 시총 상위 5개 종목의 비중은 39.1%에 달한다. 직전 2020~2022년의 평균 비중 22.9%보다 1.7배 높아졌다. 대형주의 쏠림 현상이 올해 들어 심화됐다는 의미다.
전균 삼성증권 연구원은 “올해 들어 이차전지 테마의 강세로 관련 대형주의 급등세가 이어졌으며, 결과적으로 시장 내 대형주의 비중이 급증했다”며 “대형주 쏠림과 고변동성 환경에서 개인투자자의 시장 참여 증가가 지속 가능할 수 있는지 유의할 필요가 있다”라고 우려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은 “코스닥150 동일가중지수(지수에 편입된 종목 주가의 합을 동일 종목의 수로 나눈 것) 상대강도가 2018년 셀트리온 3형제 급등 당시만큼 급락했다”며 “코스닥150 지수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흐름이 이어져 쏠림이 가속화하고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