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바이오협회·한올바이오파마 등 업계 자체 미래 인재 적극 육성
정부가 최근 국내 바이오산업 적극 육성을 통해 2030년 바이오경제 생산 100조 원, 수출 규모 500억 달러 목표를 제시했다. 최근 열린 ‘바이오경제 2.0 원탁회의’에서 제시된 수치다.
1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이러한 목표 달성을 위해선 부족한 전문 인력 충원이 필수다. 민간 분야인 제약바이오업계는 자체 프로그램을 통해 인재 양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정부 정책은 아직 아쉽다는 의견이다. 따라서 업계는 인력 양성과 전문 인재 확보를 위한 정부의 획기적인 정책 마련도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로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4월 발표한 ‘바이오헬스 인재양성 방안’에 따르면 지속적인 산업 발전을 위해 2027년까지 10만87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 문제는 관련 직업계고·대학(원) 졸업생 중 바이오헬스 산업에 진출하는 예상 5년간 인력은 약 3만4000명에 불과해 인재 영입을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는 점이다.
제약바이오산업 분야는 업종 특성상 전문인력이 곧 경쟁력으로 꼽힌다. 전문인력 부족으로 기업 간 인재 확보 경쟁도 자주 발생한다. 한국바이오협회가 최근 국내 바이오기업 200곳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주요 경영 애로로 자금조달(54%)에 이어 인력확보(38%)가 꼽히기도 했다.
정부도 손을 놓고 있는 건 아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2월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범부처 바이오헬스 신시장 창출 전략회의에서 바이오헬스 인재양성 방안을 발표했다. 이어 4월에는 향후 5년간 바이오헬스 핵심 인재 11만 명 양성 추진 계획을 제시했고, 6월엔 복지부 주도로 민관 협의체를 구성해 본격 가동에 돌입했다.
제약·바이오업계도 자체적인 인재 확보에 적극적이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AI(인공지능) 신약개발 교육프로그램 운영, 미국 바이오클러스터와의 인재양성 협력 등 인재양성 프로그램 협력 등 다양한 지원을 위해 팔을 걷었다. 올해 2월 서울대와 산학협력·인재 양성 등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또한,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KBIOHealth)은 2025년까지 완공을 목표로 한 ‘바이오의약품생산 전문인력양성센터’로 연간 800~1000명의 교육생을 배출할 계획이다.
기업들도 직접 인재 확보에 뛰어들었다. 한올바이오파마는 바이오헬스 미래 인재 육성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작년부터 약학 전공자들을 대상으로 한 ‘약대생 아이디어 공모전’을 개최해 전문 인력들의 업계 진출을 독려하고 있다.
한올바이오파마의 아이디어 공모전은 상금이 아닌 미국 바이오클러스터 투어, 학술 심포지엄 참여 기회 등 다양한 진로를 접해볼 수 있는 경험 기반의 수상 혜택을 내세웠다.
한올바이오파마 관계자는 “미래 경쟁력의 가장 중요한 원천을 인재 육성으로 삼고 아끼지 않는 투자를 하고 있다”며 “우수 인재들이 찾아오는 글로벌 바이오 신약 개발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말했다.
동아제약은 수도권 약대생 제약마케팅전략학회(PPL)와 산학 연계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PPL은 수도권 약대 재학생 중 제약 마케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모여 스터디 및 기업활동을 경험하기 위해 구성된 학회다.
홍민아 동아제약 OTC사업부 마케팅부서장은 “Z세대들의 새로운 시각과 아이디어를 엿볼 수 있었다. 앞으로도 젊은 세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자리를 지속해서 마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다만 산·학·연·관 협력을 통한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실질적인 도움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지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원하는 할당 목표가 지나치게 높아 이를 달성하기 위해 양적인 면에 치중할 수밖에 없다”라며 “학생들이 산업계를 이해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제공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바이오헬스 인재양성 방안’에 담긴 세부적인 계획과 목표를 실현한다면 제약바이오산업의 인재양성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계획에 그치고 실현되지 않는다면, 산업 육성은 구호에 그치게 된다. 민관 협의체에서 나아가 이 같은 계획을 실현 가능한 범부처 차원의 컨트롤 타워를 통해 인력양성에 돌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