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금리차에도 환율 안정… 1300원대 회복 가능성도 상존

입력 2023-08-01 15:39수정 2023-08-0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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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5%p로 벌어졌던 5월 이후 석 달 간 39원 내려
2%p로 확대 후에도 대체적으로 안정세
1300원대 복귀 우려도 여전

▲3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위변조대응센터에서 관계자가 달러화를 정리하고 있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이투데이DB)

한미 금리차가 역대 최대로 벌어졌지만 원ㆍ달러 환율은 안정세를 이어가고 있다. 당장 금리 차이보다 앞으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ㆍFed)이 긴축을 종료하고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기대감이 작용했다.

다만 우리나라의 반도체 수출 부진과 연준 추가 인상 관련 불확실성 등으로 연내 다시 1300원대로 올라설 것이란 우려감도 나온다.

1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9.2원 오른 1283.8원에 장을 마쳤다. 글로벌 달러 강세와 수출 감소 등의 영향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전날보다 큰 폭 상승했지만, 최근 추세를 보면 환율은 안정적인 모습이다.

'한미 금리차 확대=원화 약세' 공식 옛말

기존에는 대내외 금리차가 벌어지면 국내 자본이 외국으로 유출되고 원화가 약세 경향을 보인다는 게 공식처럼 여겨졌다. 다만 최근 흐름은 그렇지 않았다는 게 한은의 입장이다. 한은 고위 관계자는 "환율은 한미 금리차 외에도 여러가지 요인으로 움직인다"며 "특히 미래에 금리가 어떻게 변할지에 대한 기대감이 당장 금리차보다 더 크게 작용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재보다 한미 금리차가 크지 않았던 작년에는 연준의 긴축이 지속될 것이란 우려로 환율은 1400원대까지 치솟았다. 반면 지난 5월 한미 금리 역전 폭이 사상 최대로 벌어진 후에는 앞으로 금리 인하 기대감에 오히려 환율은 안정적으로 유지돼 왔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p 인상하며 한미 금리차가 1.75%포인트(p)로 벌어진 5월 4일 종가 기준 1322.8원이던 원ㆍ달러 환율은 1일 1283.8원으로 마감하며, 약 석달 간 39원 하락했다. 연준의 추가 금리인상으로 한미 금리차가 2%p로 확대된 지난달 27일 이후에도 큰 폭의 환율 변동은 없는 상황이다.

환율이 안정되면서 2분기 외국환은행의 일평균 외환거래 규모도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한은은 "외국인 국내증권투자가 증가한 가운데 원ㆍ달러 환율 변동성이 줄어드는 등 외환시장이 작년 대비 안정되면서 국내 고객이나 비거주자의 외환거래보다는 은행간 거래 위주로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달 환율 향방에 대해 백석현 신한은행 연구원은 "연준이 추가 금리 인상의 문 열어뒀지만, 잭슨홀 미팅에서 작년처럼 강렬한 메시지 던질 가능성은 희박하다"며 "다만, 수퍼 엘니뇨,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봉쇄 따른 식료품 인플레이션 그리고 중국 전력난 재현 가능성에 강한 방향성 없는 박스권 행보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무역수지는 불황형 흑자… 1300원대 회복 우려

앞으로 환율이 다시 1300원대를 넘어설 가능성도 여전히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3분기와 4분기 환율 전망치를 각각 1320원, 1310원으로 유지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한국 반도체 수출 부진과 외국인 자금 유입 부재 등을 근거로 원화 약세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이날 산업통상자원부 발표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7월 수출액은 503억3000만 달러로 작년 같은 달보다 16.5%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력 수출품인 반도체의 7월 수출은 작년 동월보다 34% 줄어 12개월째 감소세를 보였다.

민 연구원은 "금융시장은 하반기 한국 수출 회복을 기대하고 있지만 제조업 수출 전망은 악화일로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특히 중국 제조업 위축 때문에 대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는 유의미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무역수지 흑자 전환의 경우 불황형 흑자로 분류되기 때문에 원화 강세 견인은 역부족"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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