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성장 동력 창출을 위해 중소벤처기업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중기부는 ‘글로벌 초격차 스타트업 1000+ 프로젝트’를 통해 글로벌 시장을 선도하는 초격차 스타트업 육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과기부는 2027년까지 딥테크 유니콘 기업 10개 창출을 목표로 ‘범부처 스케일업 R&D 투자전략’을 추진 중이다.
서울시도 ‘글로벌 Top 5 창업도시’ 진입을 목표로 각종 창업 지원 정책을 활발히 펼치고 있다. 그러나 지표가 보여주는 현재 서울의 창업도시 경쟁력 수준은 낮은 편이다. 예컨대 스타트업 지놈이 발표한 ‘2023 글로벌 창업생태계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의 창업도시 순위는 지난해 10위에서 올해 12위로 하락한 것으로 평가됐다. 세계선도기업이 부족하고, GDP 대비 유니콘 기업 수도 적고, 지식재산의 사업화 수준도 낮기 때문이다.
어떻게 하면 대한민국이 저성장의 함정에서 벗어나고 서울이 글로벌 Top 5 창업도시로 발전할 수 있을까? 지난 5년간 경제구청장을 표방하고 관악구를 벤처·창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만들기 위해‘관악S밸리’정책을 역점 추진한 경제구청장의 경험을 바탕으로 정부와 서울시에 몇 마디 제안하고 싶다.
첫째,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육성하기 위한 ‘정부-서울시-관악구-서울대의 지역혁신 거버넌스 운영’이다. 전 세계 창업생태계 1위인 미국 실리콘밸리는 물론이고, 윤석열 대통령이 국빈 방문한 보스턴-케임브리지 바이오 클러스터 모두 스탠퍼드대학교, MIT, 하버드대학교와 같은 세계 유수 대학을 품은 지역을 민·관·학·연이 협력해 세계적인 창업생태계로 만들었다. 우리도 늦지 않았다. 서울대를 중심으로 한국형 실리콘밸리를 육성하는 일은 국가적 책무요, 시대적 소명이기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
둘째, 글로벌 딥테크 혁신기업 육성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 올해 정부 창업정책의 핵심어는 ‘글로벌’과 ‘딥테크’라고 볼 수 있다. 정부가 방향을 잘 잡았고 서울은 AI·빅테이터, 바이오·헬스케어, 제조·로보틱스 영역에서 강점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 분야 창업을 중점 지원하고 기업의 글로벌 진출을 체계적으로 지원한다면 많은 성과가 창출될 것이다. 이런 기대 속에서 관악구는 기존 관악S밸리 2.0 종합계획에 더해, 글로벌 딥테크 혁신기업 육성에 초점을 맞춘 ‘서울대 캠퍼스타운 2.0’사업도 새롭게 추진할 계획이다.
필자는 대한민국의 저성장 위기 극복에 일조하고 한국형 실리콘밸리 조성을 하루라도 앞당기고 싶은 절박한 심정으로 지난 7월 경제 분야 글로벌 협력과 선진사례 벤치마킹을 위해 미국 캘리포니아주 일대를 다녀왔다. 쿠퍼티노시와 풀러턴시를 방문해 우호 협력과 국제 교류사업에 대해 논의했으며, 관악S밸리의 역할모델인 실리콘밸리와 스탠퍼드대학교를 탐방했다. 또한 미국 경제활동의 핵심인 오렌지카운티 한인상공회의소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관내 스타트업의 미국 시장진출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가시적 성과로서 향후 기업 간 비즈니스 매칭이나 정보 교류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민국의 위대한 역사는 계속되어야 한다. 한국형 실리콘밸리의 꿈은 반드시 이루어질 것이다.
박준희 서울 관악구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