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텐에 인수된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 3사가 ‘공통 PB(자체브랜드) 상품’을 판매하며 합병 이후 시너지를 낼 태세다. 다만 물류 시스템 자체의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완전한 시너지를 내기 어렵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터파크쇼핑은 PB브랜드 ‘I*POP(아이팝)’을 출시하고 첫 상품으로 생수를 선보였다. 하이트진로음료에서 생산을 담당하고 현재 인터파크쇼핑을 비롯해 티몬‧위메프‧큐텐에서 구매할 수 있다.
아이팝은 인터파크쇼핑만의 PB가 아니라 큐텐 그룹 차원의 브랜드다. 업계에서는 아이팝이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에서 한 번에 판매가 시작됐다는 점에서 자회사간 시너지를 높이고 규모의 경제 실현으로 수익성을 개선하기 위한 큐텐의 움직임으로 봤다.
인터파크쇼핑 관계자는 “브랜드 하나를 개발하는 데 들어가는 자원을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 각자가 알아서 투입하는 게 아니라 한 곳에서 개발해 모두가 공동 판매한다는 점에서 비용 절감이 이뤄져 시너지가 난다”고 설명했다.
큐텐이라는 한 지붕에 있는 업체들이 공동의 PB 상품을 팔면 판매량이 늘어 수익성이 개선되고 세 개의 채널에서 소비자에게 노출되기 때문에 인지도 역시 제고된다.
개별 업체였다면 공동으로 PB 상품을 개발할 수 없었겠지만 계열사 관계이기 때문에 가능하다.
아이팝 생수의 경우 9일 기준 인터파크쇼핑에서 2L들이 생수 24개의 가격이 1만1760원이지만 다른 브랜드의 경우 1만 원 중반에서 2만 원 초반에 가격대가 형성돼있다. PB상품의 가격은 다른 브랜드에 비해 낮은 편이기 때문에 낮은 가격을 이용해 신규 고객을 유입하거나 기존 고객이 계속 플랫폼을 이용하도록 만들 수 있다.
국내 시장만 겨냥하는 게 아니라 해외 시장에도 PB 상품을 판매해 수익을 늘리려는 움직임이라는 해석도 있다.
이커머스 업계 관계자는 “국내 PB 상품의 품질이 높아 경쟁력이 높다. 국내에서 만든 PB 상품을 외국 회사인 큐텐 플랫폼에서도 판매한다는 것은 해외에서도 수익을 내려는 행보”라고 설명했다. 한국 상품을 국내외에서 판매하며 추가적인 이익도 극대화한다는 것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PB상품이 수익성 개선은 할 수 있지만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 3사가 통합적인 시너지를 내는 데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공동 PB상품은 판매 채널을 늘려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일 뿐이지 이커머스 플랫폼의 핵심인 배송을 공유해야 시너지효과가 난다는 것이다.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은 Qx(큐엑스)프라임 전용 상품에 한해 큐텐 물류창고를 공유한다. 큐텐 물류창고에 큐엑스프라임을 이용하는 판매자의 상품을 보관하고 있다가 티몬‧위메프‧인터파크쇼핑에서 주문이 들어오면 배송하는 방식이다.
큐엑스프라임 전용 상품의 숫자는 많지 않다. 공동의 물류창고는 있지만 사용 비율이 높지 않다는 점에서 완전한 물류 시스템 통합은 이뤄지지 않았다. 이커머스 플랫폼의 경쟁력은 빠른 배송과 낮은 물류비에서 나온다. 물류 시스템 통합이 이뤄지지 않으면 자회사로서 연결돼도 각 회사에서 배송을 책임지기 때문에 배송 속도 향상이나 비용 절감이 어렵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PB 상품은 큐텐 자회사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물류 시스템 자체를 공유하는 게 더 중요하다. 물류 시스템이 핵심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