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내부통제, 자본적정성 들여다 볼 듯
금융감독원이 금융복합기업집단인 교보그룹에 대한 검사에 착수한다.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교보생명의 지배구조와 자본적정성 등을 상세히 들여다볼 것으로 전망된다.
9일 금융당국 및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복합기업감독법에 근거해 실시하는 정기검사의 올해 첫 타자로 교보그룹을 선정, 이날 교보 측과 파트너십 미팅을 진행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검사 나가기 전 사전미팅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사전미팅 후 검사 휴지기간이 끝나는 16일부터 9월 5일까지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교보그룹 검사가 끝난 이후에는 2차 검사 대상을 선정, 올해 총 2군데 금융사 검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복합기업집단법은 금융지주회사법을 적용받지 않지만 사실상 금융그룹과 유사한 역할을 하는 대기업 금융집단의 위험요인을 관리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시행됐다. 그룹 내 금융 계열사가 있는 만큼 내부 통제와 건전성 관리 의무도 강화돼야 한다는 취지다. 복합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기업은 삼성·한화·미래에셋·교보·현대차·DB·다우 키움 등 7개 그룹이다.
금감원은 지난해에는 현대차그룹과 삼성그룹에 대한 검사를 진행했다. 삼성생명이 대표금융사로 있는 삼성 금융복합기업집단에는 경영유의 사항 6건, 개선사항 8건을 부과했다.
금감원이 올해 첫 검사 대상으로 교보그룹을 선정한 건 교보생명을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배구조와 내부거래 적정성을 살펴보기 위함으로 해석된다. 교보는 그룹 차원의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만큼 비보험 포트폴리오를 강화해 그룹사 간 시너지 창출은 물론 주주 가치를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교보생명이 미래의 교보금융그룹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단순화된 사업구조를 확장해야 한다.
현재 교보생명은 상장사인 교보증권을 비롯해 교보문고, 교보리얼코, 교보정보통신, 교보자산신탁 등 15개 비상장사를 계열사로 두고 있다. 상장사인 교보증권의 경우 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가능하지만, 비상장사는 그룹 차원의 자본확충 없인 자본 수혈이 사실상 어려워 연내 1조2000억 원 규모의 자본을 확충할 계획을 갖고 있다. 확충하는 자금은 교보문고 등 다수의 자회사에 대한 재무적 지원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교보그룹의 자본적정성이 1년 만에 급락한 점도 선정 배경으로 꼽힌다. 금감원에 따르면 작년 12월 말 기준 6개 금융복합기업집단의 자본적정성 비율을 살펴본 결과 교보의 경우 1년 만에 83.7%포인트(p)나 급락해 하락 폭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금융복합기업집단별 건전성 상황과 신국제회계기준(IFRS17) 도입 등에 따른 자본적정성 비율 영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는 한편 목표 자본비율 관리 등 그룹 차원의 리스크 관리 강화를 유도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