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ㆍ기관 ‘팔자’에도…개인 3조 원 넘게 순매수
개인 순매수ㆍ거래대금 삼성전자 제쳐…국민주 거듭날까
상반기 증시를 주도하던 이차전지 테마가 조정 국면에 진입한 가운데, 개미(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이차전지 종목을 장바구니에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POSCO홀딩스에 집중적으로 매수세가 몰리면서 제2의 ‘국민주’로 자리 잡을지 관심이 모인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55분 기준 POSCO홀딩스는 전 거래일 대비 0.17%(1000원) 내린 59만6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연초 30만 원대 안팎에서 움직이던 POSCO홀딩스 주가는 이차전지 투자 열풍을 타고 6월 26일 종가 기준 40만 원대로 진입한 뒤 한 달도 되지 않아 단숨에 50만 원 선을 돌파했다. 지난달 25일에는 65만8000원으로 장을 마감했고, 이튿날인 26일에는 장중 76만4000원까지 오르며 거침없는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이차전지로 쏠렸던 수급이 한풀 꺾이면서 제동이 걸렸다. 현재 주가는 고점 대비 9% 넘게 빠지며 60만 원 아래로 내려온 상태다.
지난달 31일 글로벌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가 POSCO홀딩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비중 유지’에서 ‘비중 축소’로 낮춘 것도 결정적이었다. 목표주가도 지금보다 낮은 44만 원으로 제시했다.
모건스탠리는 “향후 15일 안에 떨어질 확률이 80%로 매우 높다”며 “과도한 낙관론이 펀더멘털(기초체력)을 앞섰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개미는 POSCO홀딩스를 꾸준히 담으며 외로운 순매수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25일부터 전날까지 약 3주간 개인투자자는 POSCO홀딩스를 3조1273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코스피·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가장 큰 순매수 규모다. 그다음으로 많이 사들인 △LG화학(4671억 원) △삼성전자(4187억 원) △삼성SDI(3882억 원) 등과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이 기간 거래대금도 30조 원에 달하며 원조 국민주인 삼성전자(14조1043억 원)를 가뿐히 제쳤다.
반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는 POSCO홀딩스를 내다 팔고 있다. 지난 3주 동안 외국인은 2조7120억 원, 기관은 6855억 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차전지 종목의 단기 과열에 따른 되돌림이 불가피하다는 데는 이견이 없지만, 모건스탠리를 제외하곤 국내외 증권사 대부분은 POSCO홀딩스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유지하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POSCO홀딩스의 목표주가를 48만 원에서 80만 원으로 대폭 상향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도 전기차·리튬 사업 가치를 고려해 목표주가 73만 원을 제시했다.
국내 증권사들은 더욱 낙관적이다.
한국투자증권은 POSCO홀딩스가 과거 포항제철처럼 국민주로 진화할 것이라며 목표주가를 50만 원에서 90만 원으로 2배 가까이 높여 잡았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성장이 가장 확실한 이차전지소재 분야에서 2030년까지 장기 성장이 가능하다”며 “이차전지 완성품과 부품을 만드는 회사는 많은데 소재는 대부분 POSCO홀딩스를 통해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지배적 과점 사업자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BNK투자증권(85만 원) △삼성증권(80만 원) △메리츠증권(75만 원) △NH투자증권(75만 원) △하나증권(74만 원) 등도 70만 원을 웃도는 목표주가를 제시했다.
다만 지나친 급등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백광제 교보증권 연구원은 “전통적 밸류에이션 방식이 POSCO홀딩스의 시장 가치 변모를 설명하기 힘들다”며 투자의견 ‘중립’을 유지하고, 목표주가를 현재 주가보다 낮은 45만 원으로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