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 수입량, 2000년 이후 최대...믹솔로지 문화에 내실 없어
저가 브랜드 중심으로 시장 확대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 시장이 전성기를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다른 음료를 섞는 '믹솔로지(Mixology)' 문화 탓에 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어 내실 없는 성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0일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위스키류 수입량은 1만6900톤(t)으로 관련 통계를 시작한 2000년 이후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위스키 수입량은 2021년 상반기 6900톤에서 지난해 상반기 1만1200톤으로 63.8%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수입량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50.9% 급증한 실적이다.
위스키 수입량 증가는 여러 음료와 술을 섞어 마시는 믹솔로지 문화 확산이 한몫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중에서도 하이볼이 인기를 끌면서 위스키 소비량이 늘었다.
이에 따라 주류사들도 위스키 선택지를 확대하는 추세다.
롯데칠성은 '스카치블루', '글레고인' 등에 이어 미국 위스키 '하이웨스트'를 국내에 선보일 예정이다. 골든블루 인터내셔널도 지난달 아이리시 위스키 '맥코넬스'를 출시했다.
다만 위스키 수입 양은 늘었지만 다른 음료와 섞어 먹는 믹솔로지 문화 탓에 업체들의 이익을 크게 키우지는 못했다는 시선도 있다. 관세청 통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위스키 수입 양은 늘었지만 평균 수입가격은 떨어졌기 때문이다.
통계를 보면, 위스키 수입량이 급격하게 늘어난 2021년 상반기 1톤당 평균 단가는 1만1186달러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톤당 단가가 1만1072달러로 하락했고, 올해는 7896달러까지 낮아졌다. 2021년과 비교하면 29.4% 저렴해진 수준이다.
고무적인 것은 젊은 세대가 위스키를 즐기면서 저가 제품 중심으로 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시장에서도 이전에는 오랜 기간 숙성한 고연산(高年産) 위스키와 싱글몰트 제품이 주류였는데, 저가 위스키 중심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옥수수를 주정으로 쓴 버번이나 캐나다에서 주로 생산하는 라이 위스키 등이 인기를 끄는 게 대표적인 예다.
신세계백화점은 올해 1~3월 위스키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5% 신장했는데, 구매 고객의 절반 이상이 2030세대였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위스키 시장이 확대되고 있지만 고가 제품은 여전히 소비층이 정해져 있는 편"이라며 "저렴한 위스키를 맛본 소비자가 향후 고가 제품을 선택할 수도 있기 때문에 하이볼 열풍은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