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6시경 선거 유세 후 이동 중 총격에 숨겨
“대선 방해하기 위한 테러적 성격의 정치 범죄”
2021년 아이티 대통령 피살 때도 콜롬비아인 연루돼
남미 에콰도르 대선 후보 살해 혐의로 체포된 용의자 6명이 콜롬비아 국적자인 것으로 드러났다. 일각에서는 에콰도르 피살 사건이 마약 밀매 카르텔이 관련이 있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에콰도르 검찰은 수도 키토의 한 주택에 숨어있는 용의자 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콜롬비아 국적으로 검찰은 체포 당시 엽총 4자루와 5.56mm 소총, 탄약, 수류탄 3발, 차량 및 오토바이를 함께 압수했다고 전했다. 또 용의자 중 한 명은 체포 과정에서 총에 맞아 구금 중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이들이 범죄 집단 구성원인지 아닌지는 밝혀지지 않았으며 정확한 범죄 동기를 조사 중이라고 CNN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콜롬비아 일간지 엘티엠포는 이웃 나라에서의 자국민 6명 체포 사실을 보도하며 “이 중 일부는 과거 살인과 마약밀매 등 전과가 있다”고 전했다.
오는 20일 치러질 에콰도르 대선에 출마한 야당 ‘건설 운동’ 소속 페르난도 비야비센시오 후보는 전날 오후 6시 20분경 키토의 한 체육관에서 선거 유세를 마치고 이동하던 중 괴한의 총격을 받고 사망했다.
비야비센시오는 앞서 에콰도르에서 활동하는 멕시코 마약 밀매 갱단인 시날로아 카르텔 등으로부터 최소 3차례의 살해 위협을 받은 적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현지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시날로아 카르텔에 대한 언급과 함께 ‘피토’라는 별명을 가진 ‘로스 초네로스’ 카르텔의 수장, 아돌포 마시아스 측으로부터 협박받았다고 말했다. 비야비센시오는 마약 카르텔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왔으며 “내 선거 캠페인은 그러한 단체들에 대한 위협을 나타낸다”고 말하기도 했다.
콜롬비아 국적자가 연루된 해외 정치인사 피살 사건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AP는 2021년 조브넬 모이즈 아이티 대통령이 자택에서 콜롬비아 전직 군인 18명이 포함된 일당으로부터 피살됐다고 전했다.
그의 죽음으로 에콰도르 사회는 큰 충격을 받았으며 조직 범죄를 둘러싼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AP는 전했다.
후안 자파타 에콰도르 내무부 장관은 이번 피살 사건을 “8월 20일 대선을 방해하기 위한 테러적 성격의 정치적 범죄”라고 명명했다. 후보 선거 캠페인 측 관계자인 파트리시오 수킬란다는 “에콰도르 국민은 울고 있고 에콰도르는 치명적인 부상을 입었다”며 “정치는 사회 구성원의 죽음으로 이어질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에 대선 출마를 선언한 오토 소넨홀츠너 전 부통령도 “우리는 죽어가고 있고 눈물의 바다에 빠져 있다”며 비야비센시오의 죽음을 애도했다.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3일간의 국가 애도 기간을 선포하고 전국에 추가로 군 병력을 배치했다. 또 20일로 예정된 대통령 선거를 그대로 진행할 것을 촉구했다. 라소 대통령은 “비야비센시오의 죽음을 고려한다면 선거가 중단돼선 안 된다. 민주주의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