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자율주행 로봇 ‘프로테우스’, 인간과 협력 가능해”
로봇 도입 후에도 물류 관련 일자리 100만 명으로 늘어
기술 발달로 인간이 로봇에게 설 자리를 빼앗기게 된다는 예측은 꽤 오래전부터 존재해 왔다. 실제로 제조 공정의 자동화로 노동집약적 단순 반복 업무가 인간의 손을 떠난 지도 오래다. 4차 산업 혁명 시대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빅데이터, 전자공학 등이 미래 유망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렇다면 인간과 로봇의 상생은 불가능한 것일까?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 아마존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인간과 로봇이 협력하면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하고 더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는 게 아마존의 이념이다. 최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인간과 로봇이 공존하는 아마존의 시스템을 조명했다.
아마존은 2012년 로봇 기업 키바시스템즈를 7억7500만 달러(약 1조2015억 원)에 인수했다. 이어 물류 처리 과정에 AI 및 머신러닝을 활용한 로봇을 도입했다. 아마존은 전 세계 각국의 대형 창고에서 사용하는 로봇을 직접 만들고 있다.
아마존의 AI 로봇은 현재 전 세계 300곳의 시설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반송 로봇만 75만 대에 달한다. 지난해 총 80억 개의 물품을 처리하는 데 로봇의 존재는 필수적이었다.
아마존에게 로봇은 물류 처리 과정에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아마존이 ‘완전 자동화’를 추구하는 것은 아니다. 아마존로보틱스의 타이 브래디 수석 기술 책임자는 “우리의 목표는 인간의 대체가 아니다”면서 “효과적으로 인간과 협력하고 인간을 돕는 로봇을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마존의 무인 운반 로봇 ‘프로테우스’는 최초의 완전 자율주행 로봇이다. 센서로 주변 상황을 파악하며 이동하고 사람에게 부딪힐 것 같으면 일단 정지한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물류 창고 안에서 노동자들과 어울려 일할 수 있다. 아마존은 “(프로테우스는) 사람의 작업 공간에 침입하지 않도록 설정된 기존 로봇과 다르다. 인간과 로봇의 협동이 보다 유연해진다”고 밝혔다. 그는 “아마존이 ‘인간이냐, 로봇이냐’와 같은 양자택일적 사고방식을 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인간은 경험에 따라 임기응변으로 상황에 대처할 수 있고 좋은 판단을 내리기 위해 사물을 추상화하는 능력이 있다. 반면 로봇은 방대한 양의 데이터를 처리하고 무거운 물건을 옮기는 데에 강하다. 아마존은 인간과 로봇의 융합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챗GPT를 포함한 생성형 AI의 등장은 많은 일터에 자동화 물결을 몰고 왔다. 세계 인구 증가율이 둔화하는 상황에서 ‘무엇을 자동화 대상으로 삼고 어디에 인력을 배치해야 하는가’는 기업에 중요한 문제로 자리 잡았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베인앤드컴퍼니가 세계 399개 유력 기업을 조사한 결과 업무 자동화로 인력 조정에 나선 기업은 49%에 달했다. 65%의 기업은 직원의 업무를 재배치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아마존의 사례는 많은 기업에 좋은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물류 창고에서 로봇의 움직임을 관리하고 보수하는 엔지니어의 역할이 당연해진 결과 아마존에서는 총 700개의 직종이 창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브래디 수석 기술 책임자는 “자동화를 추구하며 창고에서 인간의 모습을 지우는 시나리오는 그리지 않는다”며 “경제는 사람과 사람의 결합으로 이뤄진다. 이는 인간성의 문제”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