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의 한국 단체관광이 다시 허용되면서 면세·여행·호텔 등 관련 업계가 바빠졌다. 6년 5개월 만에 성사된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의 귀환에 이들을 환영하는 업계의 총력전이 펼쳐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면세점들은 중국인 관광객을 통한 본격적인 외국인 매출 상승효과를 노리고 있다.
롯데면세점은 여행사·항공사와 손잡고 면세점 쇼핑코스가 포함된 관광상품을 만든다. 또한, 중국인들이 쓰는 알리페이·유니온페이 등 결제시스템을 연계한 할인·프로모션을 준비하고 있다.
신라면세점은 서울점·제주점에서 중국인 전용 프로모션 행사를 진행하고, 인천공항점·김포공항점은 중국인 선호도가 높은 럭셔리 패션과 주류 등을 중심으로 특별 프로모션을 마련한다.
현대백화점면세점은 단체관광객 전용 데스크와 외국인 VIP 전용 데스크를 설치할 예정이다. 신세계면세점은 올 초부터 유커 귀환에 대비해 화장품 패션 부문 MD를 개편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실제 매출 활성화까지는 2~3개월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라면서 ”내년께 국내 면세시장 매출이 최고조였던 2019년 수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중국은 2017년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를 계기로 자국민의 한국 단체관광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 2016년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 1724만 명 가운데 중국인이 807만 명으로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던 만큼 단체관광 재개 소식은 관련 업계에 활력을 가져다주고 있다.
모두투어는 호텔과 쇼핑센터, 식당 등 국내 관광 인프라를 점검하고 중국어 가이드 확보에 나섰다. 한국관광공사 및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지역 특화 여행상품도 개발하고 있다.
제주 드림타워 복합리조트를 운영하는 롯데관광개발은 하반기 드림타워 카지노 운영 인력을 400명 추가 채용한다. 중국인 단체관광 수요에 대비해 현재 600여 명 규모의 인력을 1000여 명으로 늘리는 것이다.
롯데호텔 서울은 판촉 조직에 중국인 직원을 배치하고, 호텔신라는 중국 현지 사무소를 활용해 마케팅 활동을 강화할 계획이다.
여행·호텔업계는 중국 최대 연휴인 국경절 연휴(9월 29일~10월 6일)를 정조준하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도 이 시점을 겨냥해 현지에서 K-관광 로드쇼를 개최, 지원사격할 예정이다.
유통·제조사도 유커 잡기에 나섰다. 롯데하이마트는 14일부터 전국 360여 개 오프라인 전 매장에서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부가세 즉시 환급 서비스’를 시행한다. 여권만 제시하면 바로 부가세를 차감한 금액으로 결제하고 물품을 살 수 있어 공항이나 항만, 또는 도심 내 환급창구에서 별도 절차로 면세 혜택을 받는 것보다 간편하다.
KGC인삼공사는 연내 중국인을 위한 신제품을 선보일 방침이다. 사드 사태 이전 3000억 원대였던 KGC인삼공사의 면세점 연매출은 지난해 600억 원으로 줄어든 상태다.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많이 찾는 밥솥을 만드는 쿠쿠전자는 면세점을 중심으로 중국어 음성 지원과 중국어 디스플레이를 갖춘 모델 판매를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