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답이 없어?”…사망 확인 차 숨진 교사 장례식장까지 찾아간 학부모

입력 2023-08-14 0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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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MBC 뉴스 캡처)
2년 전 경기도 의정부에 있는 한 초등학교에서 교사 2명이 잇따라 숨진 가운데 사망 사실을 확인하겠다며 학부모가 장례식장까지 찾아온 일이 뒤늦게 알려졌다.

14일 경기도교육청 등에 따르면 호원초 5학년 4반 담임 교사였던 고(故) 이영승(당시 25세) 씨는 2021년 12월 극단적 선택을 했다. 교대를 졸업하고 해당 학교에 처음 발령받은 5년 차 초임 교사였다.

13일 MBC에 따르면 초등학교 초임교사였던 이 교사는 학부모 항의와 민원에 시달렸다. 그의 휴대전화에는 사망 직전에도 부재중 전화가 두 통, 숨진 직후에도 문자 메시지가 와 있었다. 장기결석 중인 학생의 어머니 A 씨였다.

A 씨는 이 교사의 회신이 없자 다음 날 학교로 찾아왔다. 동료 교사는 “‘갑작스럽게 작고하셨다’라고 말씀드려도 안 믿으셨다. 굉장히 난폭하셨다. 거짓말하지 말라고 하셨다”라고 전했다.

A 씨는 이 교사의 죽음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장례식장을 찾아가 유족들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 A 씨는 장례식장을 찾긴 했지만, 조문은 하지 않았다. 당시 상황이 담긴 녹취록에 따르면 유족 측이 자리를 안내하자 A 씨는 “인사하러 온 거 아니다”라며 “제가 못 올 데를 왔나 봐요. 그렇죠?”라며 날카로운 반응을 보였다.

A 씨는 당시 장례식장에 간 것 맞느냐는 취재진의 물음에 “모.르.겠.습.니.다”라고 한 음절씩 끊어가며 큰 소리로 답했다. 이어 “전화하지 말라”며 “제가 그러면 역으로 기자를 조사해야겠다”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이 교사는 목숨을 끊기 전날까지도 ‘아이를 따돌린 학생들에게 공개 사과를 시켜달라’는 민원을 받았다. 학부모들의 민원을 혼자 감당해야 했던 이 교사는 ‘이 일이랑 안 맞는 거 같다. 하루하루가 힘들었다’라는 글을 남기고 그렇게 생을 마감했다.

한편, 경기도교육청은 “다시는 이와 같은 비극이 일어나지 않도록 경기교육 가족분들의 보호자 역할을 하겠다”라며 “더는 고통과 외로움을 혼자 감당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겠다”라고 밝혔다. 이어 “교직원, 학생, 학부모 간의 신뢰와 지지가 회복되고 선생님들이 교육 활동에 전념할 수 있도록 경기교육 현장을 바꿔나가겠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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