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결과가 ETF 포함 규제 환경 결정할 것…수장도 교체”
‘위험 자산’ BTC 변동성 역대 최저…2.9만~3만 달러 횡보 지속
가상자산 규제에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미 SEC의 전 집행위원장이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이 현재의 SEC 체제에선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내년 11월 치러질 미국 대통령선거 결과에 따라 변화할 가능성이 높은 SEC 체제에 ETF 승인을 포함한 가상자산 규제환경이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존 리드 스타크 미 증권거래위원회(SEC) 전 집행위원장은 본인의 X(구 트위터) 계정을 통해 “현 SEC 체제는 비트코인 현물 ETF를 승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미 SEC는 이달 11일에 아크인베스트먼트가 올해 5월에 신청한 비트코인 현물 ETF에 대한 승인 여부 결정 기한을 연기했다. SEC는 ETF에 대한 신청에 대해 최장 240일까지 결정 기한을 연기할 수 있다.
스타크 SEC 전 집행위원장은 “선거일 이후 가상자산 규제가 급격히 변화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미 대선 결과가 미국 내 가상자산 관련 규제환경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내다봤다. 내년 11월 대선에서 어떤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을 비롯한 가상자산 규제 판도가 바뀔 것이라는 분석이다. 그는 2024년에 공화당이 미 대통령을 배출한다면 “첫째 SEC의 가상자산에 대한 집행이 줄어들 것이고, 둘째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 가능성이나 가상자산 친화적 규제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훨씬 더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한 현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 대신 친 크립토 성향의 헤스터 피어스 위원이 SEC의 새 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도 내놓았다. 그는 “새로운 대통령이 선출되면 SEC 위원장은 사임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면서, “이 경우 공화당이 현재 수장인 게리 겐슬러 위원장 대신 ‘크립토 맘’ 헤스터 피어스 SEC 위원을 의장에 임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헤스터 피어스 위원은 SEC 내 대표적인 친 가상자산 인사다. 올해 2월 SEC가 스테이킹 서비스에 대한 칼을 뽑아 들었을 당시에도 “이런 방식의 일시적인 집행은 효율적이지도, 공정하지도 않다”며 SEC의 행보를 정면으로 비판했고, 이보다 앞서 2020년에는 가상자산 프로젝트가 성장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증권성 판단을 유예해 주는 ‘토큰 세이프 하버’를 제안하기도 했다.
다만, 내년 미 대선에서 당파보다는 인물이 중요할 가능성도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선 민주당보다는 공화당이 가상자산에 친화적인 정당으로 알려져 있지만, 최근 양당의 대선 후보 사이에서도 가상자산에 대한 입장차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상자산에 대한 부정적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반면, 비교적 젊은 대선 주자인 민주당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와 공화당 론 드산티스는 친 크립토 성향을 보이며, 소속 정당보다는 세대별로 입장이 나뉘는 양상이다.
한편 별다른 호재와 악재가 없는 상황에서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은 횡보를 거듭 중이다. 위험 자산으로 분류되는 비트코인의 변동성은 역대 최저치를 나타내며 전통 자산보다 낮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가상자산 분석 기업 K33는 이달 1일 보고서에서 “5일간 비트코인 변동성이 나스닥, S&P500 심지어 금보다 낮다”고 밝혔고, 8일에도 “비트코인의 30일 변동성이 낮아지며 여전히 2만9000달러 가까이에서 거래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글로벌 가상자산 시장 시가총액은 지난해 6월 이후 한 번도 1조3000억 달러 대를 회복하지 못하고 있고, 같은 기간 비트코인 가격 역시 연초 기록한 1만6000 달러에선 많이 회복한 모습이지만, 최근 한 달 반 동안 2만9000달러에서 3만 달러 사이 횡보 중이다. 비트코인 가격은 이날 오후 3시 기준 2만9300 달러 대에서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