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방서 저작권료 나오듯"…영화감독·작가, 저작권법 개정안 통과 요구

입력 2023-08-15 09:00수정 2023-08-15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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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저작권법 개정안 조속 통과 촉구' 기자회견에서 정주리 감독이 발언하고 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등 창작자들이 저작권법 개정안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OTT 플랫폼 등을 대상으로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라”고 촉구했다.

15일 영화계에 따르면 정주리 영화감독은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열린 ‘저작권법 개정안 조속 통과 기자회견’에 대표 발언자로 나서 “시나리오를 쓰고, 촬영을 준비하고, 편집 등 후반 작업을 거쳐 관객을 만나기까지 3~4년의 시간을 오직 영화를 위해 바치고 이 과정 중에 발생하는 수많은 것을 결정하고 책임지는 사람이지만 정작 저작권은 감독에게 없다”고 말했다.

가정폭력을 소재로 한 ‘도희야’(2014), 고교실습생의 노동 잔혹사를 다룬 ‘다음 소희’(2023)로 칸영화제에 초청된 바 있는 정 감독은 이날 극장 개봉 이후 자기 작품이 어느 나라에서 어떤 플랫폼을 통해 몇 차례나 상영되고 또 얼마에 팔렸는지 알 길이 없었다고 전했다.

정 감독은 ”한국영화감독조합을 통해 프랑스 방송국에서 ‘도희야’ 상영 저작권료를 지급받으면서 창작자에 대한 보상을 법으로 보호하는 나라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했다.

이에 “노래방에서 누군가 노래를 부르면 저작권료를 받는 음악 창작자들처럼, 우리들도 TV든 VOD든 스트리밍 플랫폼에서든 누군가 영화를 보면 그에 따른 저작권료를 받을 수 있는 제도를 가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됐다”고 했다.

▲1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소통관에서 '저작권법 개정안 조속 통과 촉구'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한국영화감독조합)

영화 창작자들이 국회에 모여 저작권법 개정안 통과 촉구에 목소리를 높이는 건 이들에게 보상을 지급해야 하는 주체로 지목된 OTT 등 플랫폼이 반대 성명을 내는 등 개정안 처리에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사는 영화제작사가 창작자와의 최초 계약 당시 ‘연출료’, ‘각본료’ 등을 지급하는 만큼 이후 저작권을 소유한 제작사와 정당한 계약으로 영화 등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자신들에게 ‘추가 보상’ 의무는 없다는 입장이다.

지난 6월 한국방송협회,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한국IPTV방송협회, 한국인터넷기업협회, 한국OTT협의회 등 5개 단체가 미디어플랫폼저작권대책연대라는 이름으로 모여 이 같은 반대 성명을 내면서 문화체육관광위원회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회 의결이 보류되는 등 개정안 처리에 제동이 걸린 상황이다.

이날 발언대에 함께 오른 김병인 한국시나리오작가조합 대표는 “음악과 방송 산업에서 지난 30년 넘게 작동해 온 저작권 사용료 징수 시스템이 위헌이란 말이냐”고 지적하면서 저작권법 개정안의 골자를 이루는 ‘창작자에 대한 보상’은 세계적 추세라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2012년 넷플릭스가 유럽에 상륙하면서 ‘매절 계약’을 강제하자 2019년 유럽연합 의회는 저작권 및 저작인접권 명령서를 통과시켰고 현재 27개 회원국 모두가 해당 명령서를 각국 저작권법에 반영했다”면서 “이에 따라 넷플릭스와 OTT들은 유럽 창작자들에게 정당하고 비례적인 보상을 지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현재 파업 중인 미국 작가노조 1만 1000여 명과 배우노조 17만 명의 사례를 들면서 “두 노조의 공통 요구는 OTT 업체가 시청 시간에 비례하는 정당한 보상을 지급하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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