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분양 단지 중 보강 철근 누락 단지 1곳과 철근 누락 조사를 진행 중인 1곳이 선착순 계약을 중단했다. 두 단지가 동시에 선착순 계약을 중단한 것은 철근 누락 사태에 따라 선착순 계약을 중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장기적으로 공공분양 단지 기피와 LH 조직 개편 영향으로 공공주택 공급 계획이 차질을 빚어 서민 주거 불안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양산사송 A2블록’ 신혼희망타운(공공분양)과 ‘화성비봉 A3블록’ 공공분양 두 단지는 선착순 계약 중단을 잇따라 공지했다. 양산사송 신혼희망타운은 이날 오전부터 선착순 계약을 중단했고, 화성비봉은 다음 달 1일부터 중단한다고 공지했다.
두 단지는 모두 LH가 밝힌 무량판 구조 시공 단지로 보강 철근 부실 우려가 불거진 곳이다. 양산사송은 LH 최초 발표 때 포함된 단지로 오는 12월 29일 입주를 앞두고 공사 중이다. 이곳은 전체 650개 무량판 기둥 중 7개에서 보강 철근 누락이 발견됐다. 화성비봉 단지는 LH가 추가로 밝힌 무량판 구조 적용 아파트 10곳 중 한 곳으로 역시 공사 중이다.
두 단지의 계약 재개 시점은 안갯속이다. 양산사송 단지는 중단 사유를 따로 기재하지 않았고, 계약 재개 시점도 밝히지 않았다. 화성비봉은 중단 사유로 ‘유상옵션 변경 등 사유로 추후 입주자모집공고 재시행’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부적인 선착순 계약 재개 시점은 밝히지 않아 사실상 임의 중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여기에 두 단지는 모두 잔여 가구 계약을 마친 것도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기준 화성비봉 단지 수의계약 대상 가구 수는 전용 59A㎡형은 14가구, 전용 59B㎡형은 44가구 남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사송 A2단지는 선착순 계약 종료 사유를 밝히지 않았고, 잔여 가구도 확인할 수 없었다. 다만, 앞서 공공분양 단지 중 잔여 가구를 100% 분양한 경우 ‘잔여 가구 분양 완료’를 중단 사유로 밝힌 만큼 양산사송 단지는 계약 완료에 따른 중단은 아닌 것으로 해석된다. 이 단지 잔여 가구는 6월 말 기준 92가구에 달했다.
업계에서는 공공분양 단지 중 선착순 계약을 중단한 것은 이례적인 경우로 보고 있다. 최근 3년간 공공분양 단지 중 계약 중단 사례를 보면 잔여 가구 분양 완료(의정부고산 S3·동두천송내 S1 등) 등을 제외하면 공급조건 변경(화성동탄2 C26 오피스텔)과 코로나19에 따른 거리두기(의정부고산 S6)를 포함해 5건에 그친다. 양산사송 사례처럼 이유를 밝히지 않고 중단 한 사례는 한 건도 없었다.
LH 관계자는 “화성비봉의 경우 선착순 계약을 중지하고, (보강을 완료했지만) 부실시공 여부를 제대로 확인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번 사태로 공급 일정이 지연 또는 순연 되는 곳이 일부 확인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이번 LH 보강 철근 누락 사태 영향으로 공공분양 단지 공급 계획이 늦춰져 서민 주거 불안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LH에 따르면, 위례 A2-7블록 신혼희망타운과 고양장항 A2블록은 청약 일정이 지연됐다. 올해 들어 청약을 진행한 LH공공분양 단지는 7월 분양한 화성태안 B3이 유일한 상황이다.
여기에 LH가 짓는 공공분양 단지의 착공 물량도 전년 대비 대폭 줄었다. 통계청 ‘주택건설 착공실적’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LH 공공분양 착공 물량은 2587가구였지만, 올해 상반기는 단 한 가구도 없었다.
서진형 공정경제포럼 공동대표(경인여대 교수)는 “최근 부동산 경기 둔화와 원자재 가격 인상, LH 부실시공 등이 겹치면서 공공분양과 임대주택 공급이 침체하고 있다”며 “앞으로 공공주택 공급 추진 동력도 약화할 가능성이 큰 만큼 정부의 공공주택 공급 로드맵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