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계열사 중 7곳 적자에 선택ㆍ집중…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 재편
상반기 SM엔터 인수로 계열사 늘어…국정감사 앞두고 부담으로 작용
김범수 창업자 시세조종 의혹 등 금융당국 압박, 국감 핵심 의제도 악영향
한국 IT 산업의 대표기업 카카오가 부실 계열사를 잇따라 정리하며 조직쇄신에 나섰다. 수익 악화의 주범인 비주력 계열사를 정리하면서 경영 효율화에 속도를 내겠다는 경영진의 의지가 드러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금융당국으로부터 창업자인 김범수 미래이니셔티브센터장이 '시세조종 의혹'을 받고 있어, 올 국정감사 전에 계열사 정리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16일 본지 취재 결과, 카카오는 올해 상반기 카카오IX 재팬(카카오IX 일본 법인), 인도 웹툰 플랫폼 크로스코믹스, 카카오 NFT(대체불가능토큰) 마켓플레이스 클레이베이, 카카오게임즈 자회사 라이프엠엠오, 2015년 인수한 내비게이션 앱 김기사 운영업체 록앤올 등을 청산했다.
지난해 주요계열사 중 7곳이 적자를 기록하자, 올해부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수익성 위주의 사업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는 것으로 보인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총괄 대표는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카카오와 카카오 공동체 전체적으로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기 위해 노력 중이며 일부 경쟁력이 낮다고 생각되는 사업들은 정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카카오가 상반기 사업을 정리한 카카오IX 재팬은 올해 상반기 당기순손실 12억 원을 기록했다. 이 외에도 올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 주요 계열사 당기순손실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4381억 원 △카카오엔터프라이즈1612억 원 △카카오빌리티 688억 원 △카카오스타일 501억 원으로 집계됐다.
카카오 관계자는 “일본 시장 태핑을 위해 설립한 법인이며 현지 파트너사와 협업해 IP 사업을 확장하는 방식으로 전략을 변경했다”며 “이에 법인을 청산했고 IP 콘텐츠 기반으로 현지 라이선스 파트너사와 함께 영향력 확대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는 계열사 가운데 적자 규모가 가장 큰 카카오엔터프라이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에 우선 수익성이 낮은 비주력 계열사 숫자를 줄이는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카카오의 SM엔터테인먼트 주가 시세 조종 의혹을 수사 중인 금융당국의 움직임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김 창업주는 지난해 국감장에서 “문어발 확장, 필요치 않은 부분에 대한 투자 등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약속했지만 올해 상반기 SM엔터테인먼트 인수로 카카오의 계열사 수는 되레 늘어났다. 지난해 2022년12월 31일 기준 상장사 5곳 비상장사 122곳 총 127곳이었던 카카오의 계열사는 상반기(6월30일 기준) 상장사 10곳, 비상장사 136곳 총 146곳으로 증가했다.
일각에서는 문어발식 사업 확장과 골목상권 침해 논란으로 계열사 수를 줄이기로 약속한 카카오의 계열사가 대폭 증가한 데다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논란으로 김 창업주가 연루되면서 하반기 국정감사에서 카카오가 논란의 중심에 설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회 정무위 관계자는 "올해 국정감사 핵심 의제로 시세조종, 미공개중요정보이용 등 주식시장 불공정거래행위를 정조준하면서 카카오에 대한 정치권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