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경기침체, 전 세계 성장률 끌어내릴 위험 커져”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7월 무역통계(속보치)에 따르면 일본의 대중 수출액은 1조5433억 엔(약 14조1488억 원)을 기록해 전년 동월 대비 13.4% 감소했다.
대중국 수출액을 품목별로 보면 자동차 부품을 포함한 수송용 기기가 전년 동월 대비 24.6% 감소한 1388억 엔을 기록했다. 반도체 등 전자부품은 16.8% 줄어든 1140억 엔, 플라스틱 등 화학제품은 8.7% 감소한 2631억 엔으로 나타났다. 철강과 비철금속도 일제히 전년 동월 수준을 밑돌았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전체 무역수지는 787억 엔 적자였다. 적자는 2개월 만으로, 적자 폭은 지난해 같은 달 대비 94.5% 축소됐다. 일본의 7월 수입액은 13.5% 줄어든 8조8036억 엔으로 나타났다. 수출은 0.3% 감소한 8조7249억 엔을 기록해 29개월 만에 전년 동월 대비 감소했다.
중국 부동산 불황 장기화는 이제 실물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올해 7월까지 중국의 부동산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5% 감소했다. 전반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고조되면서 중국의 7월 소매판매와 산업생산은 모두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JP모건·바클레이스 등 글로벌 투자은행(IB)들도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을 하향 조정했다. 닛케이는 “(중국 경제의 부진이) 일본을 비롯한 전 세계의 경제 성장률을 끌어내릴 리스크가 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중 갈등이 심화하면서 일본의 무역 지표가 개선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미국은 지난해 10월 중국으로의 자국산 첨단 반도체 장비 수출을 금지했다. 일본 정부도 미국을 따라 올해 7월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을 규제 대상에 추가했다. 7월 일본의 대중 수출에서 반도체 제조장비의 수출은 전년 동월 대비 13.7% 증가했지만, 아직 규제의 영향력을 진단하긴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다이이치생명경제연구소의 호시노 타쿠야 이코노미스트는 대중국 수출액 감소와 관련해 “미·중 갈등 영향으로 중국에 의존하고 있던 공급망을 다각화하려는 기업 활동이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