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커진 중국 경제 도미노 붕괴 공포…숨죽인 글로벌 시장

입력 2023-08-20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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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발 경제 시스템 우려에 홍콩증시 약세장 진입
중국 관련 글로벌 증시 벤치마크, 이달 10% 하락
LVNH 등 명품 브랜드 시총, 8월 860억 달러 증발
반도체 업체도 매출 감소 ‘경고등’

▲중국 장쑤성 난징시의 한 아파트 단지에 헝다그룹 회사 로고가 보인다. 헝다그룹은 1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파산법원에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난징(중국)/AFP연합뉴스
부동산발(發) 위기에 중국 경제에 빨간불이 들어오면서 글로벌 투자자들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다.

글로벌 자산관리자들이 올해 초 ‘제로 코로나’ 폐지로 기대감을 높였던 중국 시장에 최근 악재가 잇따르자 중국은 물론 세계 다른 나라에서도 중국 관련 종목에 대해서 리스크 헤지에 나서고 있다고 19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이 보도했다.

지난주 중국과 홍콩증시는 지난해 11월 이후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특히 홍콩증시 항셍지수는 전날 1월 말 연고점 대비 20% 넘게 하락하면서 기술적 약세장에 진입했다.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 비구이위안(영문명 컨트리가든)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우려에 이어 그림자금융 기업인 중룽국제신탁이 상품 수십 개에 대한 현금 지급을 미루는 등 악재가 쏟아진 영향이다. 여기에 중국 부동산 위기 진앙이었던 헝다그룹이 17일 미국 뉴욕에서 파산보호를 신청하면서 중국 경제 시스템에 대한 불안감이 한껏 고조됐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중국 주식에만 매도세가 집중됐지만, 유럽과 미국, 아시아 등 세계 곳곳에서 중국 수요에 따라 실적이 좌우되는 업종에 대해서도 투자자들의 경계심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중장비 업체 캐터필러와 화학기업 듀폰이 최근 2분기 실적 발표에서 중국 경제 둔화를 이유로 이 지역 사업에 대한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하며 시장에 경종을 울리면서 투자자들이 리스크 줄이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관련 증시 벤치마크 최근 1개월간 등락률. 검은선: MSCI 월드 중국 익스포저 지수/ 파란선: 바클레이스 EU 중국 익스포저 지수 / 분홍선: MSCI 선진국지수. 단위 %. 출처 블룸버그
실제로 중국에 가장 많이 노출된 글로벌 기업들의 주가 추이를 추적하는 ‘MSCI 월드 중국 익스포저 지수’는 이달 들어서만 10% 가까이 하락했다. 23개 선진국 중·대형주로 구성된 MSCI 선진국지수(MSCI World Index)의 두 배에 달하는 하락 폭이다. 바클레이스가 집계하는 ‘유럽연합(EU) 중국 익스포저 지수’ 역시 6% 가까이 하락했다.

특히 광산과 명품과 반도체 종목이 중국발 리스크에 취약한 업종으로 손꼽히고 있다. 앵글로아메리칸과 글렌코어와 리오틴토 등 대형 광산업체 주가는 올해 들어 20~40% 하락한 상태다. 리오틴토는 전체 매출에서 중국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60%에 달하며, 글렌코어와 앵글로아메리칸도 중국 비중이 20%가 넘는다.

올해 초 중국 수요 증가 기대감으로 급등했던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를 비롯해 구찌 모회사 케어링, 에르메스, 리치몬트 등 명품 브랜드 주가도 최근 급락하고 있다. 이들 명품업체는 8월 시가총액이 총 860억 달러(약 116조 원) 증발했다. 명품 브랜드들의 중국 매출 비중 역시 적게는 17% 많게는 35%에 이른다.

엔비디아와 퀄컴과 같은 반도체 업체들도 매출 감소에 대한 우려가 짙어지고 있다. 이미 올해 미·중 기술패권 전쟁으로 타격을 입은 상황에서 효자 역할을 했던 중국 내 스마트폰 수요마저 악화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레이라이언트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제이슨 쑤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전 세계는 중국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으며, 글로벌 대기업들은 중국에 제품을 판매하거나 중국에서 자원을 조달한다”면서 “이 회사들은 향후 12개월간 중국 내 매출 전망을 상당히 하향 조정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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