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대통령 부친 故윤기중 교수 빈소 조문 불참
당 안팎 “미스터리하다”라는 반응
‘1일 1페북’을 하며 SNS 소통을 활발히 하던 홍준표 대구시장이 최근 조용해진 모습이다.
홍 시장은 15일 윤석열 정부의 한미일 동맹 강화를 “국가 안보 측면에서 참으로 다행한 일”이라는 글을 올린 뒤 5일간 글을 올리지 않고 있다. 자신의 온라인 커뮤니티인 ‘청년의 꿈’에 올라오는 지지자들의 글에만 “고맙습니다” 등 짧은 답변을 올리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 고(故) 윤기중 연세대학교 명예교수의 빈소도 찾지 않았다. 오세훈 서울시장, 박형준 부산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김영환 충북지사, 김관영 전북지사 등 각 시·도 단체장들은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국민의힘 지도부와 신영균·이재오 등 원로 정치인과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 이준석 전 대표 등 평소 윤 대통령에 쓴소리를 해왔던 비주류 인사들도 조문했다.
홍 시장의 이 같은 행보에 당 안팎에서는 “미스터리하다”라는 반응이 나온다. 홍 시장이 당 지도부를 향해서는 각을 세웠지만, 윤 대통령에 대해서는 예우를 갖춰왔기 때문이다. 여권 관계자는 “홍 시장이 장례식장에 안 올 이유가 있었는지는 잘 모르겠다”며 의아해했다. 지난해 8월 26일 윤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대구를 방문하자 홍 시장은 윤 대통령을 깍듯하게 맞았다. 4월에 열린 제4회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2030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지원 계획에 대한 안건 토론 중 “우리한테는 박형준 (부산광역)시장이 도와달라고 한 적이 없는데 이번 회의 끝나고 다시 협의해서 저희들이 할 일을 찾겠다”고 말하며 장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거의 매일 정치적 메시지를 내는 홍 시장이었기에 “의아하다”라는 반응이 다수다. TK(대구·경북) 지역에 지역구를 둔 한 의원은 “행사 참석을 요청하려고 연락을 드려도 ‘당원도 아닌데 뭐하러 가냐’라고 하시더라”며 근황을 전했다. 지난달 26일 ‘수해 골프’ 논란으로 당 윤리위원회로부터 당원권 정지 10개월 처분을 받은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홍 시장은 이밖에도 대구시 지역 주재 언론과 만남을 거의 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일각에서는 홍 시장 성품상 조만간 다시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는 반응이 다수다. 홍 시장은 당으로부터 당원권 정지를 받은 뒤에도 “하이에나 떼들에게 한두 번 당한 것도 아니지만 이 또한 한때 지나가는 바람에 불과할 것”이라며 “나를 잡범 취급한 건 유감”이라며 당 지도부를 쏘아붙였다(7월 30일 자 페이스북). 이달 초에도 “나는 국민적 기반으로 정치하는 사람이지 계파 믿고 정치하는 사람이 아니다”라고 밝히면서 억울한 심경을 드러냈다.(8월 9일 자 페이스북)
특히, 당의 차기 대선 주자인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기 위한 물밑 경쟁을 시작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지난달 28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 인터뷰에서 홍 시장에 대해 “앞으로 여러 가지 또 일이 있을 테니까 전체적으로 국민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경쟁 주자로 꼽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은 16일 연합뉴스TV 생방송 인터뷰에서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자리도, 하고 싶다고 갈 수 있는 자리도 아니다”라며 가능성을 열어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