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리딩뱅크 향한 맹추격…기업대출 증가율 ‘1위’ [기업금융 전쟁④]

입력 2023-08-25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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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열 행장 '프라이싱 정책' 운용
취임 후 지방 훑으며 영업점 지원
'기업금융코디' 툴로 타깃 마케팅
기업대출 잔액 1년새 9.11% '쑥'
'중기 ESG 지원'에 5000억 자금

“영업 차별화를 실현해 내겠다. 자산관리·기업금융 등 강점에 집중해 경쟁자들과 확고한 격차를 만들겠다.”

이승열 하나은행장이 취임 일성으로 내세운 영업 차별화가 제대로 통했다. 하나은행의 올해 ‘기업급융’ 성장세가 매섭다.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의 전폭적인 지원과 직접 발로 뛴 이 행장의 노력에 힘입어 기업대출 잔액이 지난해 12월보다 9.11% 증가했다. 시중은행 중 가장 높은 성장 규모다.

이 행장은 올해 1월 취임하자마자 영업점을 방문,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프라이싱(가격 책정) 정책을 운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은행장의 공격적인 영업력으로 하나은행은 기업금융의 ‘신흥 강자’로 급부상했다.

24일 하나은행에 따르면 2020년 12월 말 113조8390억 원이었던 기업대출 잔액은 2021년 12월 말 126조3950억 원, 지난해 말 144조8310억 원으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이달 22일 기준 기업대출 잔액은 158조0310억 원이다. 지난해 말보다 13조2000억 원 증가한 것으로, 시중은행 중 증가율 ‘1위’를 달성했다.

현장 지원에 방점…“고객이 최우선 순위”
함영주 회장은 취임 직후 직접 지방을 종횡무진 다니며 기업 영업에 ‘진심’을 보였다. 그는 기업 여신 자산 증대를 위해 영업점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이 행장은 실천으로 옮겼다. 본점에서 영업점을 방문해 현장의 소리를 듣고, 영업점의 니즈에 부합하는 프라이싱 정책을 운용했다.

영업 현장의 활동성을 높이기 위해 종합 마케팅 툴인 ‘기업금융코디’ 등 실제 도움이 되는 것을 정밀하게 제공하는 타깃 리스트가 대표적인 사례다.

영업직원을 대상으로 찾아가는 연수도 시행하고 있다. 영업그룹과 본부의 영업추진회의가 있을 경우, 기업 마케팅 연수 시행하는 등의 형태다. 영업본부가 요청하면 기술금융·정책자금 연수 지원하고, 인재개발부 주관도제식 기업 여신 연수나 소호아카데미 등을 제공한다.

시장 경쟁력을 갖춘 특판상품도 마련했다. 올해 2월에는 산업통상자원부 사업화 자금대출을 신규 시행하고 대상 기업에 제공했다. 3월에는 하나로 연결된 우량기업 우대대출을 확대 시행하기도 했다.

영업력 강화는 인사에서도 여실히 드러났다. 인사 방향 주요 키워드는 △현장과 성과 중심 인사 △전문성을 갖춘 젊은 리더 전진 배치다. 현장 중심 영업력을 강화하기 위해 영업현장 성과 우수 지점장과 현장지원 우수 부서장 등 24명을 대거 상무와 본부장으로 승진시켰다.

이 행장은 리딩뱅크로 도약하기 위한 3대 과제로 손님, 현장, 강점을 꼽았다. 그는 “은행의 존재 이유인 고객에 집중해 모든 과정에서 손님을 최우선 순위에 두고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과 상생…금융‧ESG경영 등 아낌없이 지원

하나은행은 중소기업에도 전방위적인 지원을 쏟고 있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대출 금리를 감면하고, 기준금리의 변동에 따라 금리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특별대출을 출시하는 등 총 2300억 원 규모의 금융 지원을 시행하고 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지원에도 발 벗고 나섰다.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지속 가능 연계 대출 상품인 ‘하나 ESG 지속가능연계대출(SLL형)’ 상품을 지난달 출시해 대상 기업에 총 5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하고 있다.

금융권과 지자체가 협력해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하는 최초의 사례를 쓰기도 했다. 하나은행은 인천광역시, 금융감독원과 함께 △공급망 실사 등 ESG 관련 정보 공유 △지원 대상 중소기업의 수출 애로 조사와 자문 제공 △ESG 관련 교육과 세미나 개최 등 상호 협력을 통해 국내 중소기업의 ESG 경영을 지원한다.

이 행장은 “전 세계적인 ESG경영 확산에 따라 중소기업에도 ESG경영에 대한 대응이 지속적으로 요구되고 있다”며 “하나은행은 이러한 변화를 앞두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ESG 역량을 강화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방안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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