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 대량살인 증가세…미국 총기난사 사건 급증
“연쇄살인 대신 단 한 번의 치명적 행동 선택” 분석도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때때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연쇄살인 사건이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미국 라드퍼드대학과 플로리다굴프코스트대학의 연구에 따르면 1987년에는 최소 두 건 이상의 살인 사건과 관련된 연쇄살인범의 수는 198명, 미국 전역의 피해자 수는 404명에 달했다. 2018년 알려진 연쇄 살인범의 수는 12명, 피해자는 44명이었다.
과학 기술의 발달, 시민들의 안전 의식 향상이 연쇄살인 범죄를 크게 줄였다고 NYT는 분석했다. 미국 연방수사국(FBI)은 연쇄살인을 같은 사람이 서로 다른 시간에 두 명 이상의 피해자를 살해하는 것으로 정의한다. 하지만 수사 기술, CCTV와 같은 감시 체계, 정보 분석 능력 등의 발달로 인해 범행을 숨기는 것이 어려워졌다. 한 건의 살인을 저지른 뒤 또 다른 범죄를 일으키기 전에 정체가 발각되기 쉬워진 것이다.
또한 히치하이킹이 줄어드는 등 미국인들의 생활습관도 전보다 조심스러워졌다. 뉴욕 존제이 형사사법대학의 아담 스콧 완츠 조교수는 “‘완전 범죄’라는 개념이 그 어느 때보다 더 개념에 가까워졌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연쇄살인과 대량살인은 원인과 목적, 범죄 양상이 현저히 다르다고 지적해왔다. 연쇄살인범은 대개 왜곡된 욕망에 기인하며 먹잇감을 찾아 은밀하게 범죄를 저지른다. 반면 대량살인의 기저에는 분노가 있으며, 최대한 많은 사람을 죽이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하지만 테렌스 리어리 플로리다굴프코스트대학 부교수 겸 데이터베이스팀장은 “연쇄살인과 대량살인 모두 사이코패스 범죄자에 의해 저질러졌다”며 “한때 연쇄 살인범이 됐을 수 있는 일부 사람이 단 한 번의 치명적인 행동을 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변화가 일어나고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경고했다.
아울러 NYT는 연쇄살인과 대량살인의 범죄가 각각의 시대상을 반영한다고도 짚었다. 과거 소셜미디어 이전 시대의 연쇄 살인범은 조심스럽고 은밀하게 활동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흔적을 남기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하지만 오늘날 대량살인 범죄자들은 개방된 현장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있으며, 메시지를 남기는 경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