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 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CJ ENM이 올해 연간 영업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침체 우려로 하반기에도 광고시장 부진이 단기간 내 크게 개선되기는 어렵다는 지적이다.
29일 한국기업평가(KR)는 '2023 KR 그룹 분석 웹세미나'를 열고 CJ그룹이 2021년 11월 중기 비전 선포식에서 4대 성장 동력(문화·플랫폼·건강·지속가능성)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그룹 전반의 재무 부담이 가중됐다고 평가했다.
향후에도 그룹의 투자 부담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 진행이 중단된 CJ라이브시티(복합문화테마파크) 사업 재개, CJ제일제당과 대한통운을 중심으로 한 국내외 설비 투자 확장, CJ ENM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프리미엄 IP(지적재산권) 확보 등이 남아있어서다.
최한승 한국기업평가 평가2실장은 "CJ ENM의 영업 실적 개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며 "커머스 부문의 원가 효율성 개선 노력에도 티빙의 이익 실현 시기가 지연되고, 광고 시장 위축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CJ ENM의 상반기 말 기준 순차입금은 2조7000억 원까지 증가해 2021년(5000억 원)보다 4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각각 88.9%, 27.1%에서 151.3%와 34.7%까지 상승했다.
미디어 경쟁력 강화에 수반되는 투자 부담 등 자금 소요를 고려하면 자체 영업현금 흐름에 기반한 재무구조 개선은 어렵다는 지적이다. CJ ENM의 실적은 2024년부터 올해 대비 일정 수준 개선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CJ CGV의 유상증자 등 자본 확충 계획에 대해서는 재무안정성 개선과 사업 기반 확충 등 신용도상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봤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지난 3월 말 1052.0%에서 342.3%로, 차입금의존도는 75.715에서 59.0%로 큰 폭 감소해 재무안정성 지표 개선이 가능하다는 시각이다.
자체 영업실적 개선 추이는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평가2실장은 "주력사업인 영화관 부문은 점진적인 실적 개선세가 유지될 것으로 보이지만, 경기 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위축, 영화 관람료 상승과 OTT 플랫폼 선호도 증가 등은 팬데믹 이전 수준으로 실적 회복을 더디게 하는 요인"이라고 짚었다.
그룹 내 생명공학(바이오) 부문의 실적은 점진적으로 개선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 상반기 바이오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1%까지 하락해 전년(9.9%) 대비 큰 폭 감소했다. 1분기 대규모 영업적자의 영향으로 2분기 실적 회복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누적 영업적자를 보였다.
아울러 CJ그룹이 투자 재원 확보와 재무안정성 제고를 위해 자산 매각 가능성도 남아 있다고 부연했다. KR은 향후 CJ그룹의 재무구조 개선 성과 가시화 여부와 차입금 감축 수준 등을 면밀하게 모니터링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