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 양천구 목동·신정동 신시가지 단지들의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재건축은 부동산 시장에서 대표 호재로 꼽히는 만큼 사업 기대감이 일찌감치 아파트값에 반영되고 있는 모양새다.
30일 기자가 만난 목동·신정동 일대 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들은 올해 들어 신시가지 단지들 아파트값이 전반적으로 오름세를 보인다고 입을 모았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상승기로 접어든 데다 신속통합기획 등 재건축 사업 진행이 시장에서 상승 시그널로 작용하고 있다는 평가다.
목동 A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6단지의 경우 20평형대가 올해 초 11억 원 초반까지 내려갔다가 현재 12억5000만 원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며 “급매물은 이미 올해 초에 다 나갔다. 최근에는 일대 재건축 사업 진행과 관련해 여러 발표가 나오는 등 기대감이 번지면서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전날 목동 신시가지6단지의 신속통합기획을 확정지었다고 공식 발표했다. 신통기획은 민간주도 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시가 정비계획 수립 초기 단계부터 각종 계획과 절차를 지원해 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제도다. 정비구역 지정까지 일반적으로 5년 이상 걸리지만, 신통기획을 통해 2년으로 단축할 수 있다.
서울시에 따르면 6단지는 재건축을 통해 기존 1362가구에서 50층 내외, 2200~2300가구 규모로 재탄생한다. 특히 목동 14개 단지 중 속도가 가장 빠른 단지인 만큼 일대 재건축을 선도하는 사례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는 첫 재건축 단지인 만큼 다양한 높이의 주동계획을 통한 다채로운 스카이라인 적용, 디자인 특화동 적용 등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6단지 외에도 7·8·10·12·13·14단지 등 총 6개 단지가 신통기획(자문사업) 사업을 이어나가고 있다.
다만 목동 일대는 여전히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돼 있어 투자자보다는 실수요자가 많아 매매 거래가 눈에 띄게 늘지는 않았다는 게 업계 전언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되면 관할 지역 시장, 군수 또는 구청장 허가를 받아 실거주 목적으로만 매매할 수 있다.
목동 B공인중개사무소 관계자는 “이곳 일대가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고, 사업이 진척되면서 지분 쪼개기 등을 막기 위한 개발행위허가제한 등도 걸려 있어 투자자보다는 좋은 학군을 찾으러 온 실수요자들이 많다”며 “요즘에는 급매도 빠지고 집주인들이 호가를 내리지 않아 거래가 많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나 재건축 등 사업이 본격화하면서 상승거래가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목동 신시가지 13단지 전용면적 151㎡형은 지난달 26억 원에 팔리면서 신고가를 고쳐 썼다. 이 단지 직전 신고가였던 2021년 3월 24억5000만 원 대비 1억5000만 원 오른 것이다. 6단지 전용 65㎡형 현재 호가는 17억 원 수준이다. 이 단지 같은 평형이 지난달 15억 원대에 거래된 것과 비교하면 2억 원가량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