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판매12.3%ㆍ설비투자 29.5% 급감...조기재정집행 효과도 '끝'
지난달 산업생산과 소비, 투자가 모두 줄어 '트리플' 감소를 보였다. 이들 지표가 일제히 감소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대내외 경기 부진이 지속되는 상황 속에 여름철 기상악화(집중호우)와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에 따른 자동차 판매 감소라는 일시적 요인이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게 정부의 진단이다.
투자는 자동차 설비 투자 급감 등으로 9% 가까이 줄어 11년 4개월만에 최대 감소했다.
통계청이 31일 발표한 '2023년 7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全)산업 생산(계절조정·농림어업 제외)은 전월보다 0.7% 줄었다.
산업생산은 올해 4월(-1.3%) 감소 이후 석 달 만에 감소했다. 올해 5∼6월 상반기 조기 재정 집행 기조로 증가했던 공공행정이 7월엔 6.5% 감소한 것이 전체 생산 감소의 주된 요인이 됐다.
전 산업 생산 중 광공업 생산은 제조업(-2.0%)을 중심으로 2.0% 줄었다. 제조업 생산은 의복·모피(+28.5%), 전기장비(+2.8%) 등에서 늘었지만 전자부품(-11.2%), 기계장비(-7.1%), 반도체(-2.3%) 등에서 줄었다.
제조업 출하는 전월보다 7.8% 감소해 재고가 1.6% 늘었다. 이로써 제조업 재고율(재고/출하율)은 123.9%로 11.6%포인트(p) 상승했다.
반도체 생산은 전월대비 2.3% 줄었다. 5개월 만에 감소세로 전환된 것이다. 출하도 31.2% 줄면서 전월 감소했던 재고도 다시 증가(+4.0%)했다.
중국 경제 부진 흐름에 반도체 등 제조업 출하가 줄고 재고는 늘었다는 분석이다.
서비스업 생산은 기상악화로 음식‧숙박(-0.9%), 여가(-2.3%) 부분이 감소했지만 통신(+3.2%), 금융・보험(+1.5%) 부분이 늘면서 0.4% 증가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 판매는 기상악화 영향과 7월 자동차 개소세 정상화 등으로 승용차, 음식료품, 의복 등의 소비가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3.2% 감소했다. 2020년 7월(-4.6%) 이후 3년 만에 최대 감소폭이다.
설비투자의 경우 설비 투자는 전월보다 8.9% 줄어 2012년 3월(-12.6%) 이후 11년 4개월 만에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반도체 감산에 따른 장비도입 조정으로 기계류 투자(-3.6%)가 줄고, 특히 자동차 투자(-29.5%)가 30% 가까이 감소한 것이 크게 영향을 미쳤다.
통계청은 "자동차 개소세 인하 종료 전인 6월엔 승용차 판매가 전월대비 13% 늘었지만 7월엔 12.3% 줄었다"며 "이는 소매판매와 설비투자 감소에 공통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건설기성(+0.8%)은 건축 공사(+2.0%)가 늘면서 반등했다.
지난달 산업생산, 소비, 설비투자가 모두 감소한 것은 올해 1월 이후 6개월 만이다.
현재 경기를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6으로 0.5포인트(p) 하락했다. 향후 경기를 예측하는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3으로 전월보다 0.4p 상승했다.
기획재정부는 "7월 생산, 소비, 투자 감소는 기상악화와 자동차 개소세 변동 등에 따른 일시적 요인이 크게 기인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밝혔다.
다만 반도체 수출물량의 반등 조짐과 서비스업 회복 흐름이 이어 지고 있고, 경기 선행지수 순환변동치가 3개월 연속 상승하는 등 기조적 경기 회복 흐름은 지속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기재부는 "최근 중국 부동산 사태 등 글로벌 경기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국내외 경제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하반기 성장모멘텀 보강을 위한 정책과제(내수활력 제고, 중국인 관광 활성화, 품목별 수출지원 강화 등)를 차질없이 마련・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