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시장이 점차 회복세로 접어들자 서울 주요 단지 보류지들도 가격을 높이고 있다. 향후 서초구 반포동 대장 아파트로 거론되는 ‘래미안 원베일리’도 최근 입주 시작과 함께 보류지 27가구를 내놨다. 보류지는 부동산 상승 시기 주요 투자 틈새시장으로 꼽힌다. 전문가들은 철저한 시세 비교와 자금 조달 계획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3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신반포3차, 경남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래미안 원베일리 보류지 27가구에 대한 입찰공고를 냈다. 전용면적별로 △59㎡형 9가구 △74㎡형 5가구 △84㎡형 6가구 △133㎡형 3가구 △168㎡형 2가구△185㎡형 2가구다.
최저 입찰 가격은 △59㎡형 29억~30억4000만 원 △74㎡형 36억5000만~38억 원 △84㎡형 39억5000만~41억 원 △133㎡형 60억5000만~66억5000만 원 △168㎡형 85억~90억 원 △185㎡형 126억 원으로 제시됐다.
이번에 나온 보류지들은 최근 이 단지 입주권 실거래가를 웃도는 가격이다.
실제로 이 단지 전용 84㎡형 입주권은 이달 8일 37억 원에 매매 거래됐다. 같은 평형 보류지가 이보다 2억5000만~4억 원 비싼 셈이다. 전용 59㎡형 입주권도 이달 28억9000만 원에 거래됐는데, 해당 평형 보류지는 이보다 1000만~1억5000만 원가량 높게 책정됐다.
조합은 9월 11일부터 3일간 입찰을 진행하고, 13일 낙찰자를 발표한다. 이후 15일 계약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래미안 원베일리는 지하 4층~지상 35층, 23개 동, 2990가구 규모로 지어졌다. 이달 30일 준공승인을 받아, 31일부터 입주를 시작했다.
이 단지 외에도 최근 주요 보류지들은 가격을 높이고 있다. ‘면목4 주택재건축정비사업조합’은 다음 달 1일 중랑구 면목동 ‘용마산 모아엘가 파크포레’ 보류지 2가구에 대한 입찰을 진행한다. 전용 59㎡와 84㎡형 각각 1가구로, 최저 입찰 가격은 8억6000만 원, 10억3000만 원으로 책정됐다.
이 단지 전용 84㎡형 현재 호가(집주인이 매도할 때 부르는 가격)는 9억5000만 원 수준이다. 보류지 최저 입찰 가격은 이보다 8000만 원 수준 높은 것이다.
최저 입찰 가격이 예전보다 올랐음에도 낙찰되는 단지들도 속속 나오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푸르지오 써밋’ 보류지 전용 84㎡형은 7월 30억5000만 원에 주인을 찾았다. 이 매물은 앞서 4월 최초 매각 공고 당시 29억 원에도 나왔지만, 응찰자가 없어 유찰된 바 있다.
고준석 제이에듀투자자문 대표는 “보류지 역시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에 영향을 받아 오르는 추세다. 조합으로서는 이익을 얻기 위해 시세보다 조금 더 높게 내놓는 경향이 있다”며 “수요자들은 입찰에 참여하기 전 주변 시세와 충분히 비교해야 한다. 또 잔금 납부 기간도 짧기 때문에 자금 계획도 철저히 세워야 한다”고 설명했다.
보류지는 정비사업을 진행한 조합이 분양상황 변화에 대비해 분양하지 않고, 조합 몫으로 남겨둔 물량을 말한다. 매각은 공개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하며, 만 19세 이상 개인이나 법인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청약통장도 필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