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양행의 비소세포폐암 신약 ‘렉라자’(성분명 레이저티닙)의 가치가 점점 올라가고 있다. 국내에서는 1차 치료제로 급여 확대를 가속하고, 글로벌 무대에서는 파트너사 얀센의 병용임상 결과 발표가 임박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30일 ‘2023년 제6차 중증(암)질환심의위원회’를 열고 렉라자에 대해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엑손 19 결손 또는 엑손 21(L858R) 치환 변이된 국소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1차 치료의 급여기준을 설정했다. 6월 30일 1차 치료제로 적응증 변경 허가를 받은 지 2개월 만이다.
급여기준 설정은 건강보험 급여 등재를 위한 첫 관문이다.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의 경우 2018년 12월 1차체료제로 적응증을 확대했지만 올해 3월에야 이를 통과했다.
앞서 렉라자는 2021년 1월 2차치료제로 허가받은 후 6개월 만인 그해 7월 급여 등재에 성공했다. 이를 고려하면 10월 약제급여평가위원회 평가와 12월 약가협상 결과 발표를 거쳐 내년 초에는 급여 등재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유한양행은 1차치료제로 급여 등재될 때까지 렉라자를 조기 공급 프로그램(Early Access Program, EAP)을 통해 무상 공급하고 있다.
렉라자는 지난해에만 330억 원의 매출을 달성했다. 1차치료제로 급여가 확대되면 국산 항암 신약 중 처음으로 연매출 1000억 원 고지를 넘어서며 유한양행의 든든한 캐시카우로 자리매김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성과도 바짝 다가왔다. 얀센은 레이저티닙과 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의 MARIPOSA 임상 데이터를 10월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한다. 내년 초 예정이던 공개 시점이 올해 연말로, 이어 10월 ESMO로 재차 당겨졌으며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되고 있다.
얀센에 앞서 아스트라제네카는 다음 달 9~12일 열리는 세계폐암학회에서 타그리소와 화학요법약물의 병용요법 임상 결과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치료법은 최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Breakthrough Therapy)로 지정받았다. 따라서 경쟁력 확보 측면에서 레이저티닙+아미반타맙 병용요법이 이를 뛰어넘는 데이터를 제시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