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전통 산업 갈등에 '이것'이 빠졌다"

입력 2023-08-31 17:38수정 2023-08-31 18:08

  • 작게보기

  • 기본크기

  • 크게보기

▲31일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김병욱 의원, 이소영 의원은 '플랫폼과 산업갈등-쟁점과 과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김동효 기자 sorahosi@)

플랫폼 산업과 기존 산업 간의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학계와 업계가 머리를 맞댔다. 업계에선 기존 산업계의 스타트업 괴롭히기가 후속투자를 어렵게 해 업계를 말려죽이고 있다고 토로했다. 양측의 팽팽한 갈등 속에 국민의 목소리는 반영되지 않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31일 서울 국회입법사무처에선 스타트업얼라이언스와 더불어민주당 강훈식, 김병욱, 이소영 의원이 주최하는 '플랫폼과 산업갈등-쟁점과 과제' 세미나가 열렸다.

세미나에선 곽규태 순천향대 교수가 플랫폼과 기존 산업 간에 벌어지는 갈등을 분석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내용을 발표했다. 플랫폼을 갈등의 원인과 양상, 특성에 따라 유형화 하고, 이에 따라 갈등 관리 방식을 점검할 필요성을 제기했다.

이날 토론에는 이상우 연세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모정훈 연세대 교수, 이대호 성균관대 교수, 이지은 법무법인 건우 변호사, 엄보운 로앤컴퍼니 본부장, 남성준 다자요 대표,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 등이 참여했다.

모 교수는 "앞으로 플랫폼 서비스로의 전환은 시간의 문제"라고 말했다. 모 교수는 "최근 인공지능(AI)의 기술이 대용량의 데이터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반을 마련해 플랫폼의 파워를 더 강하게 하고 있다"며 "(대형 플랫폼과 기존 산업은)기술적으로 기울어진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2020년 타다라는 모빌리티 기업이 좌초하는 상황을 봤는데 과연 이런 모빌리티 서비스가 다시 나오지 않을 것인가 질문을 던져보면 결과적으로 플랫폼 산업 방향으로 갈 수밖에 없다. 결국 사회적 합의를 어떻게 저비용으로 만들어갈수 있을까 논의하는 게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교수는 "새로운 혁신이 나오면서 갈등이 발생한다는 것은 사용자들이 혁신 서비스를 받아들이고 옮겨가기 때문"이라며 "새로운 서비스로 이동할 때 얻을 수 있는 이득이나 가치가 훨씬 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그런데도 규제의 칼날이 어디로 향하고 있는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전했다.

다만 플랫폼 산업을 위한 관대한 규제 손질을 심도있게 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 변호사는 "플랫폼의 활성화가 소비자 후생 측면에서 활성화 돼야 하지만 소비자 보호와 공익적 측면에서 기존에 활용되어 온 규제를 전부 훼손할 수 있을까 고민해야 한다"며 "현재 국내에선 에어비앤비 같은 공유 숙박이 허용되고 있지 않다. 기존 숙박업의 경우 소방, 위생, 건축법 측면에서 규제가 적용된다. 이런 규제를 플랫폼이라는 이유로 모두 완화해줄지 한계를 어디로 할지 고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엄보운 로앤컴퍼니 본부장은 최근 플랫폼 산업과 기존 산업의 갈등 해결 방식이 사법적 방식으로 가고 있다는 곽 교수의 분석에 적극 동의하며 힘을 실었다. 엄 본부장은 "로앤컴퍼니는 변호사법 특정 조항으로 3번 고발당했고, 모두 불기소 처분 받았지만 대한변호사협회는 검찰의 불기소 처분을 인정하지 않고 반복적, 악의적으로 고발해왔다. 사법기관의 판단을 받아 이런 기업의 행태가 위법하는지 확인하려는 게 아니라 피고발 상태로 상대를 묶어 불법 소지가 있는 기업으로 멍에를 씌우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어 "무고를 입증하기는 정말 어렵다. 반복적 고소, 고발은 유죄를 얻기 위한 것이 아니라 기업에 흠집을 내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엄 본부장은 "스타트업의 경우 이런 공격에 취약하다. 스타트업 말려죽이기 형태로 흘러가고 있는데, 결국 후속투자가 어려워지고, 지표가 꺾여 다음 단계로 진입하지 못해 폐업이나 피봇(사업 모델 전환)으로 가는 경우가 허다하다"고 하소연했다.

이용자의 중요성을 부각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정준화 국회입법조사처 입법조사관은 "플랫폼과 기존 산업 갈등에 '국민'이 빠져있다"며 "이용자의 목소리를 들어야 한다. 이용자들이 선택하고 참여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게 전체적으로 유익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