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선 신약 개발, 중국에선 세포치료제 판매 ‘투트랙 전략’
박상우<사진> 엔케이맥스 대표는 최근 본지와 인터뷰를 통해 시장에서 주목하고 있는 자회사 상장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증권사에서 근무한 이력이 있는 그가 바이오 사업에 뛰어들었을 때 주변에서는 기대감보다 의구심이 더 많았다. 연구용 시약사업으로 시작한 에이티젠을 현재의 엔케이맥스로 성장시켰지만 비전공자 출신의 바이오텍 대표를 낮춰보는 시선을 여전히 느끼고 있다고 한다.
엔케이맥스는 NK세포(자연살해세포)를 활용한 세포치료제 개발 기업이다. NK세포는 누구나 갖고 있는 자연 면역세포로 암세포, 바이러스 등 인체에 유해한 세포를 공격하는 역할을 한다. 암 환자의 경우 NK세포 활성도 수치가 극히 낮은데, 활성도가 높은 NK세포를 대량으로 투여해 환자의 면역력을 높여 암을 치료하는 방법이다.
엔케이맥스는 환자의 혈액에서 분리한 NK세포를 대량으로 배양시킨 후 환자에게 투여하는 자가 방식의 세포치료제(자가 NK세포 치료제) ‘SNK01’과 건강한 타인의 NK세포를 활용한 동종 방식(동종 NK세포 치료제)인 ‘SNK02’ 등 파이프라인을 보유 중이다.
박 대표가 강조한 엔케이젠바이오텍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타아나에 위치한 엔케이맥스 자회사다. 회사의 파이프라인 중 ‘SNK01’은 미국에서 불응성 고형암에 대해 글로벌 제약사 머크, 화이자와 공동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또 멕시코에서 알츠하이머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최근 알츠하이머협회 국제콘퍼런스(AAIC)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SNK02의 경우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HER2) 발현 종양에 대한 세포치료제 ‘HER2-CAR SNK02’ 를 개발하고 있다. 오는 11월 개최되는 미국면역항암학회(STIC)에서 연구 초록을 발표할 예정이다.
박 대표는 이번 엔케이젠바이오텍 상장이 세계 최대 의료 시장인 미국에서 SNK 파이프라인의 가치를 인정받을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진행 중인 임상 외에도 글로벌 제약사들에서 다양한 공동임상 제안을 받고 있는데, 상장하게 되면 임상 확대 진행 및 추가적인 연구개발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현지에서 자금 조달이 수월해지는 것뿐만 아니라 인지도 및 신뢰도가 제고되는 부분이 크다”며 “임상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환자 모집인데 상장회사 타이틀이 주는 의미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엔케이젠바이오텍은 미국에 상장된 기업인수목적회사(SPAC) Graf Acquisition CORP ⅳ(이하 그라프)와 합병을 통해 나스닥에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상장 승인을 받고 합병에 대한 그라프 스팩의 주주총회(Special meeting)만을 남겨두고 있다.
박 대표는 “논의 중이던 엔케이젠바이오텍의 추가 파이프 투자 일정과 그라프 스팩의 주총 일정이 겹쳐 오는 8일로 조정됐다”며 “그라프 주주들이 합병 승인을 결의하면 상장 절차가 마무리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박 대표는 엔케이젠바이오텍의 나스닥 상장을 추진하는 동시에 중국 시장으로도 눈을 돌렸다. 투트랙 전략인 셈이다. 중국은 세포치료제 시술이 가능해 즉각적인 매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엔케이맥스는 지난 3월 중국 내 의료 및 건강서비스 기업 수강그룹(Shoukang Group)과 투자 유치 및 면역 관련 제품 공급 업무협약(MOU)을 체결 후 7월엔 건강기능식품 ‘NK365’의 초도 공급도 시작했다.
박 대표는 체내 NK세포 활성도를 측정해 면역력을 확인하는 ‘NK뷰키트’ 등으로 중국에 판매하는 제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중국도 고령화가 빨라지고 있어 헬스케어 시장이 급격하게 성장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그는 “미국에서 신약 개발을 통해 파이프라인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중국 시장을 공략해 대규모 매출로 이어져 실적까지 개선시킬 수 있는 그림을 그려가고 있다”며 “중국 파트너가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빠르게 나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