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두산 등 굵직한 대기업들이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제조 공정에 휴머노이드 로봇을 사용한다는 소식이 들리고 있고,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의 IPO(기업공개) 본격화에 대장주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4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전일 대비 300원(-0.18%) 내린 16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장중 17만4000원까지 오르며 재차 52주 신고가도 경신했다. 지난달 31일 상한가, 1일에도 장중 12% 넘게 급등하며 52주 신고가를 다시 쓴 바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최근 삼성전자가 AI(인공지능)를 탑재한 휴머노이드 로봇을 반도체 생산공정에 투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는 소식에 투자자들이 주목하고 있다. 레인보우로보틱스는 국내 최초로 인간형 이족보행 로봇인 'HUBO'를 개발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 1월 레인보우로보틱스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분 14.99%를 확보한 바 있다. 여기에 59.94%까지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콜옵션(매수청구권) 계약까지 맺어둔 상태다. 만약 이를 행사하면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전자의 자회사가 된다.
아울러 삼성웰스토리와 레인보우로보틱스는 단체급식 로봇 자동화 솔루션을 도입하기로 발표하기도 했다. 이처럼 레인보우로보틱스는 삼성을 등에 업고 시가총액 3조 원을 가뿐히 돌파해냈다.
삼성에 레인보우로보틱스가 있다면, 두산엔 두산로보틱스가 있다. 두산그룹의 미래라고 불리는 두산로보틱스의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이 임박하면서 로봇주에 대한 투자자들의 기대도 점차 커져가고 있다.
두산로보틱스는 2015년 출범한 협동로봇 제조기업으로 2018년 이후 국내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산은 두산로보틱스의 지분 90.91%를 보유 중이다.
두산로보틱스의 공모가 희망 범위는 2만1000~2만6000원으로, 상단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조7853억 원에 달한다. 현 모기업인 두산(4일 종가 기준 1조8523억 원) 시가총액에도 버금갈 정도다. 10월 말 상장 이후 시장 상황에 따라 이를 넘어설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온다.
이밖에도 한화그룹도 10월 협동로봇 기업 한화로보틱스를 설립한다. 한화가 한화로보틱스 지분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32%를 보유한다. 한화로보틱스는 산업용 위주였던 기존 협동로봇 이용 범위를 푸드테크(식품 기술)·전기차 충전 등 서비스용으로 확대하기 위해 설립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굵직한 이슈가 계속 나오는 만큼 하반기 증시 주도주로 자리 잡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양승윤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는 두산로보틱스 상장, 삼성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등 이슈와 더불어 삼성전자의 웨어러블 로봇 공개와 로봇 관련 정책 공개(제4차 지능형로봇 기본계획) 및 지능형 로봇법 등 개정안 시행까지 예정되어 있다”면서 “국내 로봇 산업에 대한 기대감과 견조한 주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최근 미국에서 산업용 로봇 주문 감소가 관측되며 경기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적인 로봇 실적 부진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로봇 수요의 중장기적 성장은 불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