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경선 전략공천에 지역 내 반발 기류도
진교훈, 강선우·진성준 만나 협력 요청
더불어민주당이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 전략공천을 결정하면서 본격적인 선거전 채비를 마쳤다.
지도부는 지역 내 반발 기류에도 불구, 14명에 달하는 후보 중 확장성·도덕성 면에서 진 전 차장이 앞선다고 판단했다. 진 전 차장과 국민의힘 김태우 전 구청장과의 맞대결이 성사될 것으로 관측되는 가운데, 자칫 패배할 경우 내년 총선까지 상당한 여파가 미칠 것으로 보인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민주당은 내일(6일) 진 전 차장 전략공천안을 당무위원회에 부의해 인준 절차를 밟는다. 공관위 부위원장인 이해식 사무부총장은 "여러 차례 여론조사를 통해 진 후보의 필승 가능성이 확인됐다"며 "확장성, 도덕성 측면에서 탁월했다"고 설했다.
앞서 공관위는 지난달 30일 14명의 후보를 대상으로 한 1차 컷오프를 통해 진 전 차장과 문홍선 전 강서구 부구청장, 정춘생 전 청와대 여성가족비서관 등 3명으로 압축한 데 이어 전날(4일) 진 전 차장을 별도 경선 없이 단수 추천하기로 뜻을 모았다.
진 전 차장 발탁을 두고 당 일각에선 8·15 특사 사면·복권 이후 재출마한 김 전 구청장 표적 공천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진 전 차장은 문재인 정부에서 전북지방경찰청장, 경찰청 차장(치안정감)을 지낸 경찰 간부 출신, 김 전 구청장은 검찰 수사관 출신이다. 민주당이 윤석열 정부를 '검찰 독재 정권'으로 규정한 만큼 '검경대결' 구도 형성에 적합한 후보라는 판단도 깔린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이 대놓고 '필승'을 거론할 수 있는 배경은 강서가 관악·강북 등과 함께 서울 내 전통적인 야당 강세지역인 데다 보궐선거 자체가 김 전 구청장의 유죄판결로 치러지기 때문이다. 앞서 김 전 구청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특감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대법원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돼 지난 5월 직을 잃었다. 이번 보궐선거엔 약 40억원의 세금이 들어간다. 민주당이 김 전 구청장을 "나와선 안 되는 후보"로 규정한 이유이기도 하다.
더구나 이번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총선을 반년 앞두고 치러진다. 민주당이 여러모로 유리한 국면에서 치르는 선거일 뿐 아니라 정부에 대한 총선 수도권 민심 중간 평가격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만큼 승리를 벼르는 모습이다. 당 고위관계자는 "강서를 놓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 없는 일"이라며 "이런 선거를 지면 총선도 끝장난다는 각오로 임해야 한다"고 전했다.
진 전 차장 전략공천을 소위 '낙하산'으로 바라보는 지역 내 일부 반발 기류는 변수다. 앞서 컷오프된 후보군 중에는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고려하고 있는 인사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보 공모에서 탈락한 당 관계자는 "정정당당하게 경선을 하고 싶었는데 절차와 결과가 전혀 공정하지 않았다. 나도 탈당하고 싶은 마음"이라며 "이래놓고 지면 파장이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진 전 차장도 내부 갈등 봉합에 주력하고 있다. 진 전 차장은 전략공천 당일 국회에서 같은 당 강선우(강서갑)·진성준(강서을) 의원을 만나 협력을 요청한 데 이어 당내 후보 검증 과정을 함께 거쳤던 인사에게 일일이 전화를 돌려 안부를 물었다고 한다. 한정애(강서병) 의원과도 회동을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진 전 차장은 이투데이와의 통화에서 "강선우, 진성준 의원과 이번 선거가 중요하니 민주당이 힘을 합해 이기는 선거를 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나눴다"며 "지역 내에서 반대하는 목소리도 조금 있으니 잘 아울러서 힘을 잘 합치자는 취지의 이야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부 인사들의 반발에 대해서는 "그분들 입장에서는 당연히 그동안 들였던 시간과 노력이 있는데 이런 결정을 쉽게 받아들이긴 어려울 것"이라며 "다만 모두 이번 선거의 중요성을 잘 알고 계시기 때문에 민주당원으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할 것이라고 믿는다. 한분 한분께 제 진정성을 말씀드리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귀책정당인 국민의힘의 보궐선거 공천 여부는 미정이다.
김 전 구청장 공천을 결정했다가 자칫 낙선이라도 할 경우 책임론은 여당 지도부를 넘어 특사를 판단한 윤석열 대통령에게 이어질 수 있는 만큼 내부에선 고심을 거듭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여전히 의견이 분분하다"며 "선거 시간표를 고려하면 늦어도 다음주 초엔 매듭을 지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