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고·컬러·디자인 등 모두 변화…“엄마와 딸이 함께 쇼핑하는 브랜드로 키울 것”
가격 장벽↓…20만~30만원 대 제품 비중 확대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 가방 브랜드 쿠론이 젊은 감성을 강화해 이미지 변신에 나선다. 기존에는 클래식한 디자인만을 선보였다면 올 F/W(가을·겨울) 시즌을 기점으로 트렌디한 제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동안 이어진 브랜드 침체기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구재회 코오롱FnC ACC 사업부 상무는 6일 서울 성수동 키르스튜디오에서 열린 ‘쿠론 2023 F/W 프레젠테이션’에서 “이름 빼고 싹 바꿨다”면서 “그간 차분하고 고급스럽고 격식 있는 쿠론 상품들을 많이 봤을 텐데, 이제는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한 유니크한 디자인도 선보이려고 노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날 구 상무는 “7년 전만 해도 국내 핸드백 브랜드들의 연간 매출이 1000억 원이 넘었지만 지금은 어려운 시기”라며 “소비자들이 찾지 않으면서 국내 잡화 브랜드들은 백화점에서 매장도 많이 빠졌고, 있더라도 소형 평수인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쿠론의 이번 리브랜딩은 치열한 시장에서 어떻게 생존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코오롱FnC는 2010년 디자이너 브랜드였던 쿠론을 인수한 뒤 20~30대 여성 소비자를 타깃으로 제품을 선보여 왔다. 2010년대 초중반 전성기를 누렸지만 이후 고가 명품 가방과 해외 디자이너 제품에 밀려 인기가 시들해졌다.
코오롱FnC는 이번 리브랜딩을 통해 로고, 컬러, 패키지, 디자인, 매장 등 모든 것에 변화를 줬다. 제품 라인을 기존 격식 있는 디자인을 계승한 ‘뉴 클래식(NEW CLASSIC)’과 최신 유행을 반영한 2534세대용 ‘뉴 트렌디(NEW TRENDY)’로 나눈 점이 눈에 띈다. 뉴 클래식은 블랙, 브라운 등 차분한 색을 주로 썼지만 뉴 트렌디는 메탈, 레드, 블루 등 다소 파격적인 색감의 제품도 있다.
가격대도 차별화했다. 뉴 클래식 제품들은 30만~40만 원대에 가격이지만, 뉴 트렌디는 20만~30만 원대 제품들이 많다.
두 가지 라인 중심의 올해 F/W 시즌 주제는 ‘멘탈 스컬쳐(Mental Sculpture): 새롭고 압도적인 일상의 상징으로의 탐험’이다. 이는 1960년대 모더니즘 시대의 건축물, 조형물, 조각품들에서 영감을 받은 디자인으로, 자유로운 형태와 기하학적 구조가 적용됐다. 뉴 클래식 라인 주력 상품은 사각 장식과 가죽 덮개가 특징인 ‘파사드 토트백’이다. 뉴 트렌디에서는 유니크한 디자인의 ‘하디드 숄더백’이 주력이다.
코오롱FnC는 최근의 부진으로 구겨진 자존심 회복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가격 장벽도 낮춘다. 이전에는 20만~30만원대 제품 비중이 30~40%였는데 이를 60% 수준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임세희 코오롱FnC 브랜드매니저는 “리브랜딩으로 쿠론은 엄마와 딸이 함께 와서 뉴 클래식과 뉴 트렌디 라인에서 각각 쇼핑할 수 있는 브랜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그간 오프라인에서 강세를 보여왔는데 올해부터는 온라인 채널 홍보도 보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자신감도 내비쳤다. 구 상무는 “쿠론은 다시 소비자가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매력적인 브랜드가 되겠다. 합리적 가격대 구성을 늘리고, 럭셔리 브랜드 시장에 대응할 수 있는 고가 제품들도 가져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