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에도 구두개입 일주일 뒤 실개입 나서
7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도쿄 외환시장에서 달러·엔 환율은 장중 147.8엔으로 엔화 가치가 연중 최저치를 경신했다.
환율과 화폐 가치는 반대로 움직이기 때문에 달러·엔 환율이 상승했다는 것은 엔화 가치가 그만큼 하락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엔화 가치는 올해 가장 낮은 수준에서 움직이면서, 지난해 32년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던 달러 당 151.94엔에 다가서고 있다.
엔화 매도의 원인 중 하나는 일본과 다른 나라의 금리 차 확대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마이너스로 유도하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펼치고 있다. 반면 해외 중앙은행은 세계적인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1년 넘게 금리 인상을 단행해오고 있다.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는 주요국은 일본뿐이다. 실제로 JP모건체이스가 산출한 세계 정책금리 평균치와 일본의 금리 격차는 22년 만에 최고치인 4.8%에 달한다.
특히 이날은 미국의 긴축 장기화 우려가 대두되면서 엔저 흐름에 불을 붙였다. 미국의 서비스 업황이 확장세를 이어가면서 연준의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커졌기 때문이다. 미국 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8월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시장의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국 국채 수익률이 상승했다. 외환시장에서는 엔화 매도·달러 매수세가 가속화했다.
통화 당국은 이러한 환율 불안에 침묵을 깨고 구두 개입에 나섰다. 칸다 마사토 일본 재무성 재무관은 “당국은 높은 긴장감을 느끼면서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이러한 움직임이 계속된다면 어떠한 수단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당국의 실제 개입이 머지않았다는 관측도 나왔다. 일본 정부는 통상 환율 개입 이전에 구두 개입 단계를 밟는 것으로 알려졌다. 환율에 대해 언급하지 않겠다는 단계부터 서서히 엔화 약세에 대한 경계감을 내비치고 강하게 경고한 뒤 실제 환율 개입을 단행하는 수순이다.
지난해 9월에도 칸다 재무관은 “엔화 환율이 급격하고 우려스럽다. 모든 옵션을 배제하지 않고 적절히 대응하겠다”고 발언한 바 있으며, 일주일 뒤 달러를 팔고 엔화를 사들이는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