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보유량 전년 동기 대비 23%↑…유동성 확보 차원
카드사들의 자금조달 수단인 여신전문금융채(여전채) 금리가 오르고 있다. 하반기에도 계속해서 오를 것으로 예상돼 카드사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7일 기준 여전채(AA+·3년물) 금리는 4.561%를 기록했다. 올해 초 3% 후반을 유지하며 안정세를 이어왔지만 6월부터 4%대에 진입했다. 여전채 금리는 △6월 4.116% △7월 4.400% △8월 4.399% △9월 4.561%(매달 7일 기준)로 지속적으로 상향 곡선을 그리고 있다.
수신 기능이 없는 카드사들의 경우 자기자본과 채권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하며 이 중 70% 이상을 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따라서 여전채 금리 상승은 카드사들의 경영 부담으로 이어져 이자비 부담, 카드론 금리 상승으로 나타나게 된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7개 전업카드사(신한·KB국민·삼성·현대·롯데·우리·하나카드)의 이자비용 총합은 1조8401억 원이다. 부담해야 할 이자비가 전년 동기(1조1922억 원) 대비 약 7000억 원 늘어난 것이다.
한 카드업계 관계자는 “카드업계 상황이 좋아질 기미가 안 보여 하반기에도 카드사들의 조달자금이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카드론 금리를 올리면 연체율 증가도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업황 악화에 대비해 유동성을 늘려 리스크 관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카드사의 현금 보유량도 증가하고 있다. 올 상반기 7개 전업 카드사의 현금 및 예치금은 4조6873억 원으로 전년 동기(3조8151억 원) 대비 23% 늘었다.
단기 카드채 발행도 늘고 있다. 금리 변동 가능성에 따라 단기채 발행을 통해 급한 불을 끄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만기도래 채권의 차환을 목적으로 자금조달을 통한 유동성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여전채 금리 상승 등 하반기 불확실성으로 인해 단기채권 발행을 통해 현금을 마련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며 “자금 조달 상황과 수익성 악화로 인한 리스크 관리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