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진교훈 등 여야 예비후보 참석
野현역 3명, 진교훈 격려…구의원도 가세
김진선, 무소속 출마 여지…김태우와 인사만
"이번이 마지막입니다."(김진선 국민의힘 강서병 당협위원장)
"마지막으로 불태워 보셔야지."(진성준 더불어민주당 의원)
9일 오전 10시 서울 강서구 방화근린공원에서 열린 '둘레길 걷기' 행사에선 10·11 강서구청장 보궐선거를 둘러싼 여야의 엇갈린 분위기가 확인됐다. 당내 후보 간 분열 여지가 남은 국민의힘은 냉랭했고, 일찌감치 전략공천을 마친 더불어민주당은 '단일대오' 모습을 보였다.
이날 보궐선거를 한 달여 앞두고 열린 동네 구민 행사에는 김태우 전 강서구청장·김진선 위원장(이상 국민의힘), 진교훈 전 경찰청 차장(민주당), 권수정 전 서울시의원(정의당), 권혜인 강서양천지역위 공동위원장(진보당) 등 여야 주요 예비후보가 대거 참석했다.
각 예비후보는 공원 곳곳에 자리를 잡고 구민에게 인사하며 명함을 건넸다. 김 전 구청장과 진 전 차장, 권 전 시의원은 공원 입구, 김 위원장과 권 위원장은 공원 광장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민주당에선 강서구 갑(강선우)·을(진성준)·병(한정애) 지역구 의원 전원과 당 소속 구의원이 다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진 전 차장이 지난 6일 중앙당에서 전략공천된 이후 맞은 첫 주말 행사인 만큼 적극적인 지원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진 전 차장 부부와 악수를 나누고 격려한 뒤 구민과 만나 연신 인사했다.
민주당 강서 지역 내에선 진 전 차장 전략공천 직후 일부 반발 움직임이 감지됐지만, 최근 급속도로 뭉치는 분위기다. 당 강서 당협 일부 고문들로 구성된 '전략공천 반대 비상대책위원회'는 실제 집단 탈당까지 고려했지만, 최근 진 전 차장을 만나 앙금을 해소하고 지지를 선언했다. 최근까지 당 지도부에 보궐선거 경선을 강하게 요구해왔던 한정애 의원이 이날 진 전 차장을 공개적으로 격려한 것도 지역에서는 의미심장한 행보로 해석하는 모습이다.
상대적으로 여당 분위기는 싸늘했다. 앞서 국민의힘이 경선 방침을 확정해 경쟁 관계가 된 김 전 구청장과 김 위원장은 이날 가벼운 인사만 나눈 채 별다른 대화를 하지 않고 각자 선거운동에 주력했다.
더구나 김 위원장이 "들러리가 되지 않겠다"며 경선 불참·무소속 출마 가능성을 열어둔 만큼 분열 가능성은 여전한 상태다. 현장에서 만난 김 위원장은 "(김 전 구청장이) 저렇게 나오겠다고 하니 지역 보수 민심이 크게 돌아선 상황"이라며 "당도 내게 할말이 없을 것이다. 지난 번 지방선거 때도 양보하라고 해서 했기 때문"이라고 토로했다.
동선이 겹친 김 위원장과 진 의원이 마주서서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이 "이번이 마지막 (출마)"이라고 하자 진 의원은 "마지막으로 불태워 보시라"고 말했다. 이번 보궐선거가 '여 2·야 1' 3파전으로 치러지면 국민의힘의 승산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다. 특히 강서는 현역 의원 모두 민주당 소속이고 지난 대선에서도 민주당 우위였을 정도로 친야 성향이 뚜렷하다.
김 위원장은 당헌당규상 경선 가산점 등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김 전 구청장과의 양자 대결을 그대로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되자 김 전 구청장과 김 위원장은 자리를 떴다. 국민의힘에선 김성태 강서을 조직위원장·구상찬 강서갑 당협위원장이 민주당 현역과 함께 행사 내빈으로 참석했지만, 자리에 남아 있던 예비후보는 진 전 차장, 권 전 시의원, 권 위원장 뿐이었다.
보궐선거를 바라보는 구민들의 반응도 엇갈렸다. 방화동에 사는 한 여성은 "선거가 얼마 안 남았다는 게 실감된다"면서 "그런 분(김 전 구청장)이 다시 선거에 나온다는 게 이해가 안 된다. 민주당 찍겠죠"라고 말했다. 여당 지지자로 보이는 중년 남성은 "(대법원) 판결에 문제가 있으니 대통령이 김태우를 복권한 것"이라며 "국힘에 (보궐선거) 책임을 돌리면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