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르키예 대지진 7개월 만에 또 다른 비극…모로코, 강진에 필사의 구조활동

입력 2023-09-10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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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라케시 인근서 6.8 지진, 1900년 이후 최대 규모
피해 지역은 가난한 시골, 진흙 벽돌집 쉽게 무너져
관광객 약 300만 명 방문하던 곳, 최대 1000만 달러 손실 추정
마라케시 방문 중인 제주도 대표단은 무사해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9일(현지시간) 생존자들이 지진으로 붕괴한 건물 잔해를 정리하고 있는 가운데 한 주민이 다른 주민을 안고 위로하고 있다. 마라케시(모로코)/AP연합뉴스
튀르키예에서 최악의 지진이 발생한 지 7개월 만에 모로코에서 또 다른 비극이 발생했다.

9일(현지시간) CNN방송에 따르면 전날 오후 11시 11분께 모로코 마라케시 서남쪽으로 71km 떨어진 아틀라스산맥에서 규모 6.8의 지진이 발생했다. 지진에 인근 건물들이 무너지면서 주민이 대거 희생됐고 19분 뒤엔 4.9의 여진까지 이들을 덮쳤다.

미국 지질조사국(USGS)에 따르면 이번 지진은 마라케시 지역에서 일어난 것으로는 120여 년 만에 가장 강력했다. 전 세계로 범위를 넓히면 5만 명 넘는 사상자가 발생한 튀르키예 대지진 이후 약 7개월 만에 다시 대규모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USGS는 “1900년 이후 이번 진원지로부터 500km 이내에서 규모 6.0 이상의 지진은 없었다. 5.0 이상 지진만 9차례 있었을 뿐”이라며 “이번 지진은 비정상적으로 강력했다”고 설명했다.

피해 지역 대부분은 시골 지역으로, 지진과 폭우에 매우 취약한 진흙 벽돌로 지어진 집이 많아 피해를 키웠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설명했다. 모로코 건축가인 오마르 파르카니는 “이 지역 주민은 너무 가난해 건축가에게 지불할 돈이 없었고, 결국 스스로 집을 짓거나 저숙련 노동자들의 도움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고 분석했다. 현재 일부 주민이 맨손으로 잔해를 파헤치고 군과 구급대가 재해지에 들어가 필사적인 수색과 구조활동을 펼치고 있지만, 지역 일부가 도로 붕괴로 막혀 있어 구조에 난항을 겪는 것으로 전해졌다.

모로코의 모하메드 6세 국왕은 3일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선포하고 생존자들에게 구호품을 나눠주기 위해 구호 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당국에 지시했다. 보건당국은 피해자를 치료하기 위해 생존자들에게 헌혈을 촉구하고 있고 일본과 프랑스, 아랍에미리트(UAE) 등 각국에서는 국제 구호를 위해 움직이고 있다.

이번 지진으로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마라케시 구도심 일부 건물도 무너져 내렸다. 마라케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전염병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약 300만 명의 관광객을 끌어모은 관광 도시다. USGS는 지진으로 인한 경제적 손실을 100만~1000만 달러(약 13억~134억 원)로 추정했다.

마라케시에서 열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총회에 참석한 제주 대표단 소속 6명은 모두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희찬 제주도 세계유산본부장은 “일정을 전면 취소하는 것을 검토 중”이라며 “현지 출장 중인 직원과 상시 연락을 취하면서 애로사항을 파악하고 조기에 귀국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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