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재 교수, 10개국과 일평균 임금 대비 요금 비교
한국, 5G 요금 평균 하회ㆍ5G+LTE에선 평균 상회
“객관적이지 않은 발표 난립…글로벌 비교 체계 필요”
우리나라 통신 요금이 미국이나 일본 등 해외 주요국 대비 평균 수준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통신시장 경쟁촉진 방안을 적극 추진 중인 가운데, 해외 비교 결과 한국 통신 요금이 세계 1~2위를 다툴 정도로 비싸다는 평가가 나오자 국내에서 직접 비교에 나선 것이다.
11일 김용재 한국외대 경영학부 교수는 국민의힘 김영식 의원 주최로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우리나라 통신 요금 수준 바로 알기: 현황과 제언’ 토론회에서 발제자로 나서 이같은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김용재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 한국 정부ㆍ학자들이 개발한 ‘코리아인덱스’ 방법론을 융합해 5GㆍLTEㆍ유무선결합상품 요금수준을 비교했다. 5G의 경우 평균 사용량(30GB), 상위 25%(81GB), 하위 25%(10GB)의 데이터 사용량을 포괄할 수 있는 요금제를 기본으로 했다. LTE와 5G를 포함한 요금은 평균사용량(18GB), 상위 25%(62GB), 하위 25%(5GB)를 비교했다. 비교 국가는 우리나라와 통신 이용 환경이 유사한 독일, 미국, 스웨덴, 스페인, 영국, 일본, 캐나다, 프랑스, 호주 등이다.
분석 결과 5G에서는 평균(30GB) 및 하위(10GB) 이용자의 일 평균 임금대비 통신요금이 비교국가의 ‘평균’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용량(무제한, 81GB) 이용자는 평균을 하회했다. 우리나라 5G 요금이 비교 국가들 중 평균이거나 이보다 낮은 수준인 셈이다. LTE+5G 요금에서는 평균 및 하위 이용자의 일 평균 임금대비 평균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비교 국가들 대비 요금이 다소 비싼 결과다. 대용량(무제한, 62GB) 이용자에서는 평균을 하회했다.
초고속 인터넷과의 결합(LTE 18GB+ 인터넷 100Mbps)의 경우 비교국가의 일 평균 임금대비 통신요금은 평균 39.3% 수준으로 우리나라는 27.4%였다. 이동통신 3회선(LTE 18GB)과 초고속인터넷(100M) 요금을 기준으로 비교했을 땐 10개국의 일 평균 임금대비 결합상품 요금은 평균 65.6%다. 우리나라는 60.9%로 평균을 하회했다.
요금제 종류(각국 1위 사업자 기준)는 우리나라가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5G에서는 19개, 5G+LTE에서는 29개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요금제는) 싸다고 하긴 어렵지만, 과도하게 비싼 것도 아니다. 전체적으로 요금 수준만 놓고 보면 평균 안팎의 수준”이라면서 "특히 유선 상품과 결합하면 우리나라 요금 수준은 상대적으로 더 저렴하다. 특히 지난 20여년 간 조성된 통신 인프라의 우수성으로 인해 해외 대비 요금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전문가들은 통신 요금을 글로벌 차원에서 비교할 수 있는 체계가 마련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들이 우리나라의 통신 요금이 해외 국가보다 터무니없이 더 비싸다고 오인하는 경우 등이 있어서다. 김도훈 경희대 교수는 “통신비가 높다는 인식에는 단말가격이 반영된 부분도 있다”면서 “글로벌 차원 비교 체계 확립과 함께 단말과 통신서비스 비교 체계를 마련하는 것도 좋겠다”고 말했다.
신민수 한양대 경영학부 교수는 “모바일 요금 및 품질 특성과 이용실태를 반영한 요금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국가별 통신환경을 반영한 방법론 개발, 이용자 지향 요금 수준 비교, 이해관계자 참여를 통한 객관성 확보 등이 방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