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푸틴, 방러 기념 공식 만찬도
“상당량·다종 탄약 제공 결정 최종 단계”
북한과 러시아 정상이 4년 만에 대면해 무기 거래 등 군사 협력을 꾀할 방침이다.
북한 조선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은 12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 오후 러시아 방문을 위해 평양에서 전용 열차를 타고 출발했다고 확인했다. 김 위원장의 외국 방문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러시아와 북한은 김 위원장이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초청으로 러시아를 방문해 회담할 계획이라고 발표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2019년 4월 이후 이번이 두 번째다.
구체적인 일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전용 열차는 북한 북동부 국경을 넘어 러시아 극동의 블라디보스토크로 향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도 동방경제포럼(EEF) 참석을 위해 전날부터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하고 있으므로 이곳에서 정상회담이 진행될 전망이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번 북·러 정상회담이 대표단을 포함한 형식뿐만 아니라 통역만을 대동한 1대 1 방식으로도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푸틴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방러를 기념한 공식 만찬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국제 사회는 이번 양국 정상회담에서 무기 거래가 이뤄질 것으로 보고 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북한으로부터 우크라이나 전쟁을 위한 포탄과 대전차 미사일 등 무기를 공급받기를 원하고 있다. 반면 김 위원장은 인공위성, 핵 추진 잠수함과 관련한 러시아의 첨단기술 이전과 식량, 에너지 지원을 요구할 전망이다.
정 박 미국 국무부 차관보 겸 대북정책대표는 북러 정상회담에 대해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사용할 상당량 및 다종의 탄약을 받는, 점증하는 북한과 러시아 간 무기 거래 관계를 매듭짓기 위한 일련의 대화 최종 단계가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북한에 군사 지원을 간청하고 있다며 무기 거래를 진행하면 제재를 가하겠다고 거듭 경고했다. 매슈 밀러 국무부 대변인은 “미국은 러시아의 전쟁을 지원하는 국가나 단체에 공격적으로 책임을 물어 왔다”며 “이러한 제재를 계속 집행할 것이며 적절하게 새로운 제재를 부과하는 것 또한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